이국종 아주대학병원 교수. <한겨레> 자료 사진.
이국종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 겸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자유한국당의 비상대책위원장직 제안을 고사한 것을 두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간 설전이 오가고 있다.
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내어 자유한국당을 향해 “보수의 희화화를 멈추고 해산하라”고 밝혔다. 권 대변인은 “대통령 탄핵과 지방선거 참패에도 보수의 희화화를 멈추지 않는 자유한국당 모습이 개탄스럽다”며 “정치적 ‘중증’ 상태의 자유한국당이 ‘중증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에게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했다 거절 당했다는 보도는 국민적 실소를 자아낸다”고 밝혔다. 이어 “자유한국당은 각계 명망가들의 명성에 숨어 스스로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탈출구 찾기를 중단해야 한다”며 “가뜩이나 바쁜 유명인사들을 더 이상 괴롭히지 말고 하루 빨리 해산하는 것이 보수 괴멸에 대한 마지막 책임을 다하는 길”이라고 했다.
이에 윤영석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8일 “당의 혁신과 미래를 위해서라면 그 누구도 만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반박 논평을 냈다. 윤 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은 이 교수 뿐만이 아니라 자유한국당을 살리고 보수를 살릴 적임자가 있다면 그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든 아무런 관계도 없는 바른미래당이 정치적 편견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날을 세울 일은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존재감마저 희미해져서 가만놔둬도 없어질 처지에 있는 바른미래당이 한가롭게 다른 당의 비대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 원한다면 바른미래당의 앞날을 위한 주치의를 소개해줄 의향이 있다는 점도 밝힌다”고 덧붙였다.
양당 간 날선 공방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이 지난 6일 이국종 교수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나 비대위원장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롯됐다.
이에 대해 이국종 교수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2∼3주 전에 김성태 의원이 직접 전화해 병원 올테니까 잠깐 보자고 했다. 그게 미안해 ‘국회 갈 일 있으면 뵙겠다’고 해서 그때 만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절이라고 기사가 나갔는데 그건 아니다. 오는 9월 외상센터가 문을 닫을 위기에 있는 등 제 상황이 어렵고, 병원 안에서 내게 욕설을 하는 등 제 영역에서 정치적 역량을 발휘 못하는데, 정치에서 어떻게 (비대위원장을) 하느냐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국종 교수는 “김성태 의원이 균형감각을 갖추고 있는 것 같더라”며 “저 외에도 경제·국방·외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접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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