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정동영·손학규가 돌아왔다. 낡은 과거 회귀 안돼”
김진표 “권리당원 지지도 조사에서 내가 38.2%로 1위“
이해찬 “<한끼줍쇼> 프로그램 보셨죠? 한표 주이소~”
11일 오후 울산 종하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 후보들이 추미애 대표와 인사를 하고 있다.
8·25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권 레이스가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이해찬 후보가 앞서나가는 것으로 나오지만, ‘호남표’를 결집해 세대교체를 파고드는 송영길 후보와 ‘경제대표’를 내세우는 김진표 후보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다. 이들 세 후보는 11일 부산을 시작으로 경남과 울산을 돌며 대의원과 당원들을 상대로 ‘구애 경쟁’에 나섰다.
이날 오전 11시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는 일찍부터 1200석 규모의 행사장이 꽉 들어찼다. 무대 왼편으로 ‘원팀 민주당(송영길)’ ‘경제당대표(김진표)’ ‘강한민주당(이해찬)’의 현수막이 크게 걸려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에 부·울·경은 특별한 지역이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오거돈 부산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송철호 울산시장은 처음으로 부·울·경에 민주당 깃발을 꽂아 보수 정당이 영남권을 독점하는 지역 구도를 깨트리는 정치적 변화를 일으켰다.
후보들은 고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배출한 부·울·경이 ‘민주화의 성지’라고 추켜세우며, 왜 자신들이 당대표가 돼야 하는지 강조했다. 송영길 후보는 지난주 제주-호남-대전·충남 때와 마찬가지로 전혀 대본을 보지 않고, 연단 앞으로 나와 연설을 하는 현장연설에 강점을 보였다. 유일한 호남 출신인 송 후보는 호남표를 결집하는 동시에 세대교체 전략으로 표심을 파고들었다.
“정동영, 손학규, 김병준이 돌아왔다. 집권여당이 야당을 따라가서 되겠는가. 새로운 시대로 나가야 한다. 낡은 과거로 회귀할 것이냐 새로운 민주당으로 나갈 것이냐,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장강의 뒷물이 앞 물을 밀고 나가듯이. 우리 민주당은 젊고 역동적으로 바뀌고 있다. 김경수 도지사와 함께 새로운 경남의 새로운 젊은 세력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을 발전시켜 내서 반드시 야당의 반격을 막아내고 문재인을 지켜내고, 한반도 평화시대를 통해 북방경제의 협력을 통해 부·울·경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
김 후보는 이날도 ‘경제 당대표’를 내세우며, “문재인 정부의 5년, 100대 국정과제를 설계했다. 그 안에 경제를 살릴 답이 있다. ‘문재인 경제’와 ‘김진표 경제’는 하나”라고 강조했다. 또 보도자료를 내어 리얼미터의 권리당원 지지도 조사결과에서는 김 후보가 1위라고 주장했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여론조사 자료에 따르면 실제 이번 선거에서 40%의 비율이 반영되는 권리당원에 대한 지지도 조사에서 김 후보가 38.2%로 1위를 차지했으면, 이 후보는 36.6%, 송 후보는 18.6%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략) 이런 조사결과에도 불구하고 리얼미터는 10일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도가 이해찬 39%, 송영길 22%, 김진표 21%라고 발표해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반면 이 후보는 지난주 합동연설회보다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송영길 후보의 세대교체론 관련 “송영길은 4선 했는데 상임위원장 못 해봤다고 하는데, 저는 7선 했는데 상임위원장 못 해봤다. 오로지 당을 만드는 일에 전념했다”고 말했다. 13대 때부터 국회의원을 시작해 7선인 이 후보는 애초 작성한 연설문에 없던 농담도 던지기도 했다.
“저는 국회의원선거 출마해서 한 번도 안 떨어졌다. 왜 떨어지죠? 강호동씨와 이경규씨가 하는 <한끼줍쇼> 프로그램 보셨죠? 서민들이 어떻게 살아가셨는지 보셨죠? 당원동지 여러분께 딱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한 표 주이소~ 만약 표를 안 주시면 마트가서 라면 끓여 먹여야 할지 모릅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1일 창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도당 대의원대회 및 합동연설회 참석했다.
또 후보들은 일제히 경남 합동연설회에서는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지키겠다고 발언했다. “부당한 특검의 공세와 여론재판에서 김 도지사를 지켜내겠다(송영길)” “김 지사가 경남도정에 힘쓸 수 있도록 하겠다(김진표)” “김 지사를 책임지고 지켜내겠다(이해찬)”고 했다. 또 부산에서는 지역위원장 인선 과정에서 경선에서 배제된 일부 후보들의 반발이 있었던 부산의 경우 일부 당원들이 추미애 대표 발언 중에 ‘부산 금정구 지역위원장 문제 외면하지 마세요’ ‘전략공천 안 돼요. 안돼! 경선이 맞습니다. 맞고요.’라는 피켓을 들고 “추 대표 물러나라”고 외치기도 했다. 세 후보는 이날 부산·경남·울산 합동연설회를 마치고, 12일에는 대구·경북에서 합동연설회를 연다.
11일 오후 울산 종하체육관에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의 연설회를 듣기 위해 지지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부산·창원·울산/ 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