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위원장 선임뒤 성과 ‘글쎄’
홍 “대한민국에 헌신” 귀국 예고
황, 출판기념회로 공개 행보 시작
김, 보수통합 내세워 당권 도전 뜻
홍 “대한민국에 헌신” 귀국 예고
황, 출판기념회로 공개 행보 시작
김, 보수통합 내세워 당권 도전 뜻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끄는 자유한국당의 차기 대권과 당권에 도전할 ‘잠룡’들이 꿈틀대고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세가 떨어지고 자유한국당 혁신비대위가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는 시점에 맞춰 이들이 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6·13 지방선거 참패 뒤 미국으로 떠난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을 위해 어떻게 헌신해야 할지 생각했다”며 “갈등의 대한민국으로 들어간다”고 오는 15일 귀국을 예고했다. 홍 전 대표는 내년 초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 출마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자유한국당의 한 의원은 “이해찬·손학규·정동영 등 이른바 ‘올드보이’들이 당대표가 된 상황에서 홍 전 대표는 가장 젊은 축”이라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맞설 카드로 홍 전 대표에 대한 당내 (출마) 요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김무성 의원도 공개 행보를 시작했다. 지난 7일 열린 황 전 총리의 출판기념회에는 자유한국당 친박근혜계 의원 등도 대거 참석했다. 자유한국당에선 황 전 총리가 당권을 거쳐 대권으로 갈 가능성을 거론하는 이들도 있다.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한 의원은 “황 전 총리가 나라 걱정을 하며 여력이 있으면 기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구체적인 정치 행보에 대해서는 그 시기를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도 지난달 27일 ‘길 잃은 보수 정치, 공화주의에 주목한다’라는 제목의 세미나를 열었고, 오는 13일 대정부질문에 첫 질의자로 나서는 등 그간의 침묵을 깨고 적극 움직이고 있다. 김 의원의 측근은 “당권 도전에 나서라는 얘기를 자주 듣지만 보수 통합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며 “보수 통합에 필요하다면 당권 도전에 나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에선 이들이 기지개를 켜는 것은 김병준 위원장이 지난 7월17일 선임된 뒤 당 혁신, 인적 쇄신 등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보수 재건 등의 명분을 내걸고 이들이 움직일 공간을 열어줬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자유한국당의 한 의원은 “유력 주자들이 활발하게 나설 경우 비대위 활동은 더욱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보수정당이 궤멸 수준으로 무너진 데 책임이 있는 이들이 다시 보수의 대표 주자로 나서려는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황교안 전 국무총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