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인 옥류관 평양냉면을 먹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18일 평양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방북에서 대동강변 옥류관에서 평양냉면을 먹기로 했으며, 평양 시민들이 자주 가는 식당에서 환송 만찬을 진행하자고 북쪽에 특별히 부탁했다. 북쪽이 만찬 장소의 파격을 원한 문 대통령 요청에 어떻게 화답할지에 관심이 모인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평양 도착 이틀째인) 19일 오찬은 대동강변 옥류관에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엔 옥류관 수석주방장이 판문점 북쪽 지역 통일각에 설치한 옥류관 제면기에서 직접 면을 뽑아 회담장 만찬에 평양냉면을 내놓았다. 이는 문 대통령이 “만찬 음식으로 옥류관 평양냉면이 좋겠다”고 제안하고, 북쪽이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엔 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리게 되면서 문 대통령이 옥류관을 직접 방문할 수 있게 됐다. 평양 방문 이틀째인 19일 저녁 ‘환송 만찬’ 장소에도 관심이 쏠린다. 임 실장은 이날 “문 대통령이 해외 순방 시에 현지 주민들이 자주 가는 식당을 가는데 그런 부탁을 (북쪽에도) 해뒀다”며 “평양 시민들이 자주 가는 식당에서 가급적 만찬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200명 넘는 방북대표단 가운데 공식·특별수행원이 66명이고, 만찬에 북쪽도 참석하기 때문에 규모가 큰 식당이 선택될 것으로 보인다.
평양을 여러 차례 방문한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관계자는 “평양 시민들이 즐겨 찾는 식당으로는 지난 7월 문을 연 대동강수산물식당을 비롯해 윤이상음악당 옆의 민족식당, 보통강호텔 인근의 안산관, 고려호텔 맞은편 지짐집 등이 있다”며 “모두 규모가 큰 식당”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동강수산물식당은 대동강변에 배 모양으로 세워진 대규모 식당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이름을 짓고 부지도 정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숭어국집이나 평양오리고기전문식당, 불고기 전문식당인 경흥관 등도 평양 시민이 즐겨 찾지만 많은 사람을 수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서민 식당에서 만찬을 하면 자연스레 평양시민과 만나는 장면이 연출될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중국과 올해 베트남 방문 때 각각 베이징과 하노이 시내 서민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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