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외부위원으로 내정된 전원책 변호사가 자유한국당 인적 쇄신의 기준으로 ‘지식’과 ‘도덕성’을 내세웠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1일 전국 231명의 당협위원장 전원을 사퇴시켰고, ‘전원책 조강특위’가 당협위원장 교체를 심사하게 된다.
전 변호사는 3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인적 쇄신 기준에 대해 “국회의원은 권한을 위임받은 대리인으로 거기에 걸맞은 지식, 어젠다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며 “(정치인은) 향후 통치자 후보들이고, 대통령은 매일 수많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지식이 없으면 결정이 엉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번째 조건으로 용기나 결단력, 정직함 혹은 이것을 합친 도덕성을 꼽을 수 있고, 여기에 열정이 필요하다”며 “한국당 의원들은 ‘온실 속 화초’처럼 살아왔는데, 이런 것을 갖추면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할 때 전투력이 제고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당무감사 결과도 중요하지만, 의원들의 자질과 품성을 더 중요하게 보겠다”고 강조했다. 조강특위에서 지역구 관리 등을 평가하는 당무감사 결과보다 개인의 ‘자질’에 더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어서 기존 당협위원장들로부터 반발을 살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수도권의 한 중진의원은 “외부 인사가 당협위원장이 어떻게 지역을 관리했는지 알기 힘들다”며 “지지율도 낮은 상황에서 당협위원장을 바꾼다고 경쟁력 있는 인사를 영입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전 변호사는 ‘당내 사정을 잘 모른다’는 지적에 “중진의원들을 수없이 만났고, 어떤 이들이 어떤 야심을 갖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전 변호사는 이미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외부 인사 선임 권한은 물론 조강특위 의결권까지 위임받았다. 그는 “외부 인사 4명과 내부 인사 3명 등으로 조강특위가 구성되는데 김용태 사무총장 등은 오해를 살 수 있어 의결 과정에서 빠지라고 했다”며 “외부 인사 4명의 만장일치 형식으로 의견을 모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당협위원장 교체는 내년 2월께로 예상되는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 이때 뽑힌 당 대표는 2020년 총선 공천권까지 거머쥘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현재 당내 많은 관심이 조강특위에 쏠려 있다. 일각에서는 조직 쇄신을 위해 영입된 김병준 위원장이 인적 쇄신 과정에서 당내 의원들과 갈등을 빚지 않기 위해 또 다른 외부 인사를 영입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다만 조강특위 외부위원 영입이 늦어지면서 조강특위 출범도 난항을 겪는 상태다. 그간 외부위원 후보로 이문열 작가, 이진곤 전 자유한국당 윤리위원장 등이 물망에 올랐으나, 이들 모두 거부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전 변호사는 “좀 더 세밀한 검토가 필요한 상태”라며 “전체적으로 40대를 포함해 (구성을) 젊은 쪽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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