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원내대표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손혜원 의원 관련 의혹에 대해 ‘초권력형 비리’라고 규정하며 공세에 나섰다. 특히 적극 반박에 나선 손 의원을 향해, 국회 윤리위원회를 통한 징계 요구와 상임위를 통한 조사를 예고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17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손 의원의 목포 근대문화역사공간 투기 의혹과 관련해 “손혜원 랜드 사건”이라고 명명하며 “부동산 투기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초권력형 비리”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은 국회 윤리위에 중징계를 요청하는 징계요구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의원 윤리강령에 따르면 사익을 추구할 수 없고 부당이득을 취해서도 안 된다. 지금 나온 사실만으로 제명까지도 가능하다”며 “절차가 이뤄지기 전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손 의원의 의원직 사퇴도 압박했다. 재판 청탁 의혹을 받는 서영교 의원을 향해서는 “사법 농단의 실체는 여당의원이었다”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1월19일부터 예정된 임시국회에서 상임위를 통한 진실 규명도 예고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체위, 행안위 등 관련 상임위에서 실체를 조사할 부분이 있다”며 “손혜원 랜드 사건의 실체를 낱낱이 밝히겠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도 비판 목소리를 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아침 <한국방송>(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손혜원 의원은 의도가 어찌됐든 국회의원직을 가지면서 한 행동이다.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고 검찰 수사까지도 이뤄져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손 의원 건을 놓고 “부패방지법 위반 소지가 있어 즉시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던 하태경 의원은 이날도 “본질적으로 복부인의 행태와 다를 바 없다” “복부인이 권력자가 되어 정부를 압박했고 실제로 가치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라고 썼다.
특히 야당들은 해당 의원들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응 태도를 놓고 ‘내로남불’이라며 일제히 비판했다. 이날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에서 오신환 의원은 “서영교, 손혜원 의원의 대응 태도를 지적하고 싶다”며 “손혜원 의원의 경우 문화지킴이로 둔갑해 항변하고 있는데 정말 부끄럽다. 헌법재판관 낙마 당시 비상장 주식의 내부거래가 문제된 것과 같다. 검찰이 엄정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영교 의원에 대해서는 “국회의원들이 그렇게 재판개입 청탁을 하고 있지 않다. ‘피해자 구제’라고 항변하고 있는데,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역시 오전에 열린 자유한국당 초·재선 의원들의 모임인 ‘통합과 전진 모임’에서도 “전형적 부동산 투기의 달인이다. 내로남불이고 후안무치”(송언석 의원) “(여권은) 드루킹부터 김태우, 신재민, 손혜원, 서영교에 이르기까지 한번도 겸허하게 인정하고 개선책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박맹우 의원)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