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사무처 직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의 새 대표를 선출할 2·27 전당대회를 앞두고 예비 당권주자들이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하고 있다.
지난 15일 입당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이번주 대구·부산 방문을 시작으로 지역 시·도당을 방문한다. 황 전 총리는 21일 오전 대구를 찾아 한국당 ‘대구 여성정치 아카데미’ 신년교례회에 참석하고, 오후에는 부산으로 이동해 부산시당 당직자들과 만난다. 황 전 총리는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정치신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한국 정치가 가야 할 길에 대한 답을 주십시오. 정책 제안도 좋고 어떠한 의견도 좋다”며 “여러분의 목소리·생각을 듣고 나누면서 내일의 꿈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번주에 충청·호남 등 전국 시·도당을 방문하는 일정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당내 기반이 없는 황 전 총리가 당원들과 접촉을 늘리면서 세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새해 첫날인 1일 오후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기 위해 밝은 표정으로 현충원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 전 총리가 본격적으로 움직이자, 홍준표 전 대표가 그를 ‘집중 견제’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19~20일 페이스북에 “황 전 총리를 검증해야 한다”는 글 3개를 잇달아 올렸다. 홍 전 대표는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 때 검증받았다고 정치판에서 병역 면제 문제가 그대로 통하리라고 생각하나?”라고 물으며, “10년 동안 두드러기로 병역 면제된 사람은 365만명 중 단 4명이라고 한다. 선출직을 하려면 3650만분의 4를 국민이 납득해야 한다. 국민이 납득하지 않으면 국정농단당, 탄핵당에 이어 두드러기당으로 조롱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황 전 총리가 두드러기로 병역 면제를 받은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격한 것인데, 사실상 전당대회를 넘어 황 전 총리의 ‘대선’ 도전 가능성을 두고 미리 견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홍 전 대표는 오는 30일 저서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를 여는 자리에서 본인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입당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이번주 영남권을 시작으로 지역 순회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오 전 시장은 전당대회 출마가 예상되는 홍준표 전 대표를 견제하고 있다. 그는 지난 17일 전국위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홍 전 대표라고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6·13 지방) 선거 패배를 책임지고 물러난 이후에 첫번째로 치러지는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좀 어색하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가 나올 경우 비박근혜계 표가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 외에도 현역 의원 가운데 정우택, 주호영, 김진태 의원 등이 조만간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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