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쉐르빌호텔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2019 의원연찬회에서 손학규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바른미래당의 정체성·진로와 관련해 “바른미래당은 선명한 개혁보수 정당이어야 하고, 민주평화당과 통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당 정체성을 놓고 옛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과 입장 차를 재확인한 것이다.
바른미래당은 8일 경기 양평의 한 호텔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국회의원 연찬회를 열고 당 정체성과 진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토론에서는 개혁보수 성향의 옛 바른정당 출신과 중도·진보 성향의 옛 국민의당 출신 간 입장 차를 드러냈다.
유승민 전 대표는 토론회 중간 기자들과 만나 “지금이라도 바른미래당이 선명한 개혁보수 정당임을 분명히 하고 앞으로 제대로 된 보수 재건의 주역이 되자고 얘기했다. 보수도 진보도 다 좋다는 애매한 입장으로 국민에게 지지를 호소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 전 대표는 “우리가 경쟁할 상대는 더불어민주당·정의당보다 낡고 썩은 보수에 머물러 있는 자유한국당”이라고 했다.
연찬회에서 옛 국민의당 출신 김동철·박주선 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당의 이념 정체성을 합리적 진보와 개혁보수 세력을 아우르는 것으로 정리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동철 의원은 “민주평화당 등 외부 세력과 통합해 힘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 전 대표는 기자들에게 “민주평화당과 통합, 합당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당이 호남당이 되면 안 되고 안보 문제에서도 생각의 차이가 크면 같은 정당을 할 수 없다”라며 “많은 의원이 그 부분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유 전 대표는 ‘최근 자유한국당에서 황교안 전 총리가 당 대표자로 유력해 탈당을 접었다’는 항간의 추측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에서 돌아가는 상황과 제가 바른미래당에서 결정하는 것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한국당 상황이 바른미래당에서 제 선택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며 “저는 당을 만들었던 책임이 있는 사람이고 이 당이 잘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보수가 힘을 합치는 부분은 바른미래당의 지지도와 관계없이 타당한 측면이 있다. 자유한국당이나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비판적인 정치세력이나 시민단체와 협력하는 부분은 옳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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