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선(49)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미성년자인 두 자녀의 펀드에 6년간 3700만원씩 총 7400만원을 납입해줬지만 증여세를 낸 기록이 없어 탈세 의혹이 제기됐다. 이 후보자 부부는 재산의 80% 이상을 주식(35억원대)으로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28일 보도자료를 내어 “이 후보자가 제출한 자료 등을 보면, 이 후보자는 2013년 당시 13살, 8살인 자녀가 가입한 펀드에 3700만원씩(총 7400만원)을 납입해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어 “어린 자녀에게 사실상 우회 증여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에서 허용한 공제 한도를 한참 벗어난 증여가 이뤄졌으나 후보자 및 배우자가 2013년 이후 증여세를 납부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미성년자인 직계비속에게 증여할 경우 10년당 2천만원까지 비과세를 허용하고 있다. 이 후보자가 펀드 납부액 2천만원이 넘어가는 시점인 2015년 말 이후 현재까지도 국세청에 증여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게 김 의원 쪽 설명이다. 김 의원은 “탈세는 문재인 정부가 자신 있게 밝힌 고위공직자 인선 7대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실은 이 후보자 부부가 총 35억5천만원어치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날 밝혔다. 이 후보자 명의 주식은 6억6천만원, 남편(오충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명의 주식은 28억9천만원이었다. 주식을 포함한 이 후보자 전체 재산은 9억원, 주식을 포함한 배우자 재산은 33억6천만원이다. 이 후보자 부부는 전체 재산의 83%가량을 주식으로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자는 언론에 “저와 배우자의 주식 취득 경위 등에 관해 추후 자료를 준비해 소상히 밝히겠다”고 알려왔다.
이 후보자와 함께 지명된 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본인 재산 3억7천만원을 비롯해 총 6억75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