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오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자유한국당이 29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정치자금 지출내용 허위 기재 의혹을 새롭게 제기했다. 한국당이 박 후보자가 과거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게 ‘김학의 의혹’을 알려줬다며 증거로 제시한 자료를 단서 삼아 역공을 취하는 모양새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날 공개한 박 후보자의 ‘2013년 정치자금 지출내용’을 보면,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던 박 후보자는 3월 13일 ‘신임 법무부 장관 면담 및 오찬’으로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42만3900원을 지출했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박 후보자가 28일 공개한 자신의 해당 날짜 일정표에는 낮 12시 같은 식당에서 ‘이형규 고엽제총회장’ 등 간부들과 점심을 먹은 것으로 나와 있다. 두 자료를 종합하면, 실제로 점심은 고엽제전우회 간부들과 먹고 신고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오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박 후보자 일정표에는 그날 오후 4시 40분에 법제사법위원장실에서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황교안 대표와 면담한 것으로 기록돼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황 대표는 당시 박영선 법사위원장과 오찬한 적 없고, 40만원이 넘는 식사를 얻어먹은 적 없다”며 “박 후보자 쪽이 고엽제전우회 관계자들에게 밥을 산 것을 숨기기 위해 허위보고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당시 오찬 참석자 명단 가운데 김아무개씨가 박 의원의 지역구민이어서 김 씨에게 밥을 산 행위는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당은 또 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법사위원장 시절 ‘김학의 시디(CD)’를 꺼내서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 보여줬다”고 했다가 나중에 “CD 자체를 보여주거나 동영상을 재생한 건 아니다”라고 한 것 등과 관련해 박 후보자를 검찰에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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