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국가정보원장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북한이 지난해 12월 시작한 군 동계훈련에서 대규모 병력과 장비 동원이 줄고 훈련량도 감소했다고 국가정보원이 29일 밝혔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이 참석한 정보위 전체회의 뒤 브리핑에서 “북한이 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진행하고 있는 군 동계훈련에서 대규모 병력과 장비를 동원한 무력시위와 군사훈련을 실시하지 않았다. 과거에 비해 전체 훈련량이 감소했다”는 국정원 보고 내용을 전했다. 국정원은 “한-미 연합 동맹연습 기간인 3월에 특별근무태세로 전환하지 않은 것도 차이점”이라고 말했다고 여야 간사들은 덧붙였다.
김민기 의원은 “지난해 7월 일부 철거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시설에 대해 북-미 정상회담 전인 2월부터 외형 복구에 들어가 공사 대부분이 완료됐고, 현재 보수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이 작업은 지난달 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부터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어 “영변의 5㎿ 원자로가 지난해 말부터 가동이 중단됐고, 우라늄 농축시설은 정상 가동 중이라는 게 국정원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정원 보고에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 일행이 지난 19일부터 러시아를 방문한 점을 근거로 북-러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국정원이 주시하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바른미래당 소속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가 통상적인 외교 의전 협의를 시작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선 최근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침입사건과 관련된 질문도 나왔으나 국정원은 현재 스페인 당국이 수사를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용의자 가운데 대한민국 국민이 포함된 것 아니냐’는 물음에 국정원은 “우리 국적, 미국 국적 등이 다양하게 있을 수 있어 관심을 갖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또 반북 단체 ‘자유조선’의 실체와 관련해선 국정원이 “듣지 못했다”는 입장이었다고 정보위원들은 전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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