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국회 정문에서 노동법 개악 저지 등을 촉구하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 참관을 요구하며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담장을 넘어 국회 경내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민주노총 제공
국회가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논의를 4월 임시국회로 넘기기로 했다. 자유한국당은 “유연근로시간제 전반과 최저임금 제도 전반으로 논의 범위를 넓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자체를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는 오전부터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방안을 논의했으나 여야 간 접점을 찾지 못하고 4월 임시국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3당 간사는 탄력근로제를 비롯해 선택적 근로시간제·재량근로제 그리고 최저임금 결정구조에 대해 계속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여야는 이날 탄력근로제 논의에서 이견을 거의 좁히지 못했다. 다만 최저임금 결정체계 관련한 70여개 법안을 두고 6∼7가지 쟁점을 정리하는데 이르렀다.
자유한국당은 탄력근로제·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논의를 지렛대 삼아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공격하는 모양새다.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만나 오는 5일 본회의에서 탄력근로제·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일괄 타결을 요청했으나 나 원내대표는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나 원내대표는 “최저임금 결정체계 뿐 아니라 주휴수당 등 최저임금 제도 전반이 함께 논의돼야 실질적으로 소득주도성장의 폐해를 드러낼 수 있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 역시 불안한 사업주들에게는 ‘언 발의 오줌 누기’다. 탄력근로제 도입요건 완화까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나 원내대표는 “국회가 천천히 제도개선 논의할 수 있도록 고용부는 지난달 31일로 끝난 주 52시간제 계도기간을 더 늘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국회 앞에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에 반발하며 조합원 5백여명 규모의 집회를 벌였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25명이 국회 고용노동소위 참관을 요구하며 국회 담장을 넘어 진입하다가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김 위원장 연행에 대해 “민주노총의 노동법 개악 요구에 대한 정부의 태도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향후 더 강한 투쟁을 예고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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