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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총선 득실 계산 끝났나…‘국회 무법점거’ 한국당 세가지 노림수

등록 2019-04-28 21:12수정 2019-04-28 23:13

총선까지 시간끌기·어깃장
어차피 못 막는 패스트트랙
최대한 버텨 불안요소 부각
4대1 구도 깨야 하는 절박감

웰빙정당 이미지 탈피
처절한 투쟁 모습 ‘야성’ 과시
나경원 ‘나다르크’ 이미지 심기

장외투쟁으로 보수 결집
계파 나뉜 내부 결속력 다지고
보수 전반의 구심력 제고 계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8일 오후 국회 행안위 회의실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8일 오후 국회 행안위 회의실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패스트트랙 봉쇄 세가지 노림수

선거제 개편 등 개혁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대상 안건) 지정 시도에 반발하며 지난 23일부터 국회 중앙홀 밤샘농성을 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엿새째인 28일까지도 주요 회의실을 점거한 채 입법부를 ‘무법천지’로 만들고 있다. 적나라하게 드러난 ‘동물국회’의 모습과 이어지는 고발·맞고발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커지고 있지만, 한국당은 “끝까지 싸우겠다”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당이 ‘국회선진화법’까지 무시하며 국회를 싸움판으로 몰아가고 있는 이유는 ‘내년 총선을 앞둔 득실 계산이 끝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보단 득이 많다고 본다는 것이다.

■ 시간 끌기·어깃장 작전 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지정은 정치개혁개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개특별위원회 소속 위원 5분의 3의 찬성으로 가능하다. 사실상 한국당이 자력으로 패스트트랙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뜻이다. 사개특위는 바른미래당 의원 2명이, 정개특위는 바른미래당 의원 1명이 찬성하면 패스트트랙에 올릴 수 있다. 바른미래당 내부 분열로 막판 숨 고르기가 진행 중이지만, 표결에 참여할 정개특위·사개특위 소속 바른미래당 의원 4명의 입장은 굳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한국당은 ‘회의 자체를 봉쇄하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

‘물리적 충돌’의 책임과 여론의 비판 속에서도 결사항전을 굽히지 않는 데엔 ‘4 대 1’ 구도를 깨야 한다는 절박함도 있다. 향후 1년간 치열하게 펼쳐질 싸움에서 고립을 피하려는 것이다. 의원 개인의 ‘운명줄’이 걸린 선거구 획정안이 자칫 한국당에 불리한 쪽으로 흐르는 것을 막으려는 ‘선제공격’의 성격도 짙다.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 의원들과 교감이 부쩍 늘어난 이유이기도 하다.

웰빙 정당·모범생 이미지 탈피 한국당은 지난 1월 말 청와대의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 강행에 반발하며, 5시간30분짜리 릴레이 단식을 벌이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래서 이번엔 셔츠가 찢어질 정도의 몸싸움도 개의치 않고, 꼬박 밤을 새워 투쟁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주먹밥과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며 ‘야성’을 키웠다. 처절한 모습을 보여줘 ‘웰빙 정당’ 이미지를 탈피하겠다는 복안으로 읽힌다.

모범생 이미지였던 나경원 원내대표도 거친 말을 쏟아내면서 ‘보수진영의 나다르크’ 이미지를 굳히려 애쓰고 있다. 그가 지난 25일 밤 국회 의안과 앞에서 의자 위에 올라 “독재 타도”를 외치는 모습은 다음날 다수의 신문 지면을 장식했다. 다만 당 내부에서도 협상을 통해 결과물을 내야 할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선명성만 강조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도 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15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선거제도 개혁안 합의안에 서명한 당사자다.

■ 장외투쟁으로 보수세력 결집 한국당은 지난 20일에 이어 27일에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장외투쟁을 벌였다. 한국당은 이 행사에 5만명이 참석했고, 지난 20일 집회(2만명)보다 배가 넘는 지지자가 몰렸다고 주장했다. 당 일각에서는 ‘자칫하면 극우세력이 집결하는 태극기부대와 겹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지금은 장외집회를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가 다수라고 한다. 계파로 나뉘었던 당의 결속력을 높이고, 보수진영 전반에 대한 구심력까지 키우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 대표는 “패스트트랙 구도가 4 대 1로 만들어지면서 ‘문재인 정부에 맞서 싸우는 정당은 한국당뿐’이라는 모습을 분명히 하려는 것”이라면서도 “‘공공의 적’과 맞서 싸우며 내부 결집력을 높이려 하는 것인데, 단기적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론 극단적인 이미지만 강화하고 외연을 넓히는 데 실패할 수 있다”고 짚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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