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 ‘반당권파’로 이뤄진 대안정치연대 소속 의원들이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민주평화당 비당권파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소속 의원 등 10명이 “제3지대 신당을 창당하겠다”며 12일 탈당계를 제출했다.
유성엽 원내대표와 박지원·천정배 의원 등 대안정치연대 소속 의원들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평화당은 5·18정신과 햇볕정책을 계승·발전시킬 민주·평화세력의 정체성과 자긍심으로 출발했으나, 지난 1년 반 동안 국민의 기대와 열망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고 탈당 이유를 밝혔다. 이날 탈당계를 낸 의원은 세 의원 외에 장병완·김종회·윤영일·이용주·정인화·최경환 의원 등이다. 독자 행보 중인 김경진 의원도 이날 탈당계를 제출했다. 이로써 평화당 소속 의원은 모두 14명에서 4명으로 축소됐다.
원내 4당이었던 평화당의 집단탈당 사태는 바른미래당의 내홍 등과 맞물리면서 총선을 앞두고 야권재편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대안정치연대는 이번 탈당이 바른미래당 친손학규계 및 호남 의원들과 무소속 손금주·이용호 의원 등의 추가 움직임을 촉발해 중도·무당층의 지지를 받는 제3지대 신당 창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대안정치연대는 이날 “대안정치세력은 국민의 40%에 육박하는 중도층과 무당층의 지지를 하나로 모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손학규 대표 등 바른미래당 당권파는 평화당의 집단탈당과 관련해 말을 아꼈다. 당내에선 손 대표가 여러 차례 언급했던 ‘제3지대론’이 평화당 탈당파의 ‘대안정치’와 교집합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머잖아 두 세력의 전략적 연대가 모색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반면, 안철수·유승민계는 평화당 탈당파를 “호남 패권세력”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다만 호남계 의원 일부가 ‘제3지대’에 합류할 경우, 남은 안철수·유승민계의 ‘보수 통합’ 논의 역시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대안정치연대는 일단 모임의 ‘간판’ 구실을 할 인사를 외부에서 영입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세력을 키우기 위해선 ‘올드 보이’ 이미지가 강한 당의 중진급이 아닌 외부 인물을 내세워 이미지와 비전을 일신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관계자는 “제3세력 구축이 이제 시작 단계라 좋은 분들이 아직 전망이 불투명한 곳으로 선뜻 참여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계속 설득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남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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