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25 14:41
수정 : 2019.12.25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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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사흘째 이어진 25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이 토론에 나서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한국당 의원석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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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의장 등 권한쟁의심판 청구 예고
‘역적의 동탁·문희상씨’ 지칭하며 여론전
문희상·주승용 4시간씩 번갈아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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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사흘째 이어진 25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이 토론에 나서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한국당 의원석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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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개정안 처리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한 자유한국당이 연일 문희상 국회의장을 향한 집중 공세를 펴고 있다. 개혁 법안 처리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끌어내기 위해 문 의장을 여론전 도구로 이용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의장은 ‘회기 결정의 건’이 토론 가능한 안건임에도 토론 신청을 묵살하고 일방적 날치기 진행했다”며 “의장은 의원 권한을 무단히 침범한 것이고 절차적 무효에 해당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은 문 의장과 의사국장에 대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 2시10분께 토론을 시작한 박대출 한국당 의원은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개혁법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5시간50분동안 정부와 문 의장, 더불어민주당을 맹비난했다. 그는 문 의장이 이들 법안을 기습 상정한 것을 두고 “헌정사의 오점”이라며 “문 의장에게 ‘존경하는’ 이라는 말을 붙이기 민망하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박 의원은 문 의장을 향해 “새정치국민회의에서 청년 조직을 이끌고 계시던 때 별명이 장비였다. 삼국지에 나온 장비처럼 신의 있고 합리적인 성품을 가진 분으로 알았다”며 “어느 날 그 장비가 ‘동탁’이 됐다. 신의의 장비가 아니라 역적의 동탁”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의회주의를 짓밟은 의회쿠데타의 주모자가 됐다. 청와대 출장소 소장이 됐다”고 비판했다.
전날 필리버스터에 나선 권성동 한국당 의원은 문 의장을 ‘문희상씨’라고 지칭하면서 “대한민국 국민 중에 문희상 씨를 국회의장으로 생각하는 분이 과연 몇 명이 있을까, 저는 의문이 간다”고 했다. 전희경 한국당 의원은 “저 뒤에 계신 의장님을 향해 ‘존경하는’ 이라는 상투적 수식어도 붙일 수 없다. 이러자고 30년 세월 동안 정치를 하셨느냐. (민주당에) 뇌물을 갖다 바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23일 밤 9시49분께 시작된 선거법 관련 무제한 토론은 25일 오후까지 40시간 넘게 계속되고 있다. 문 의장은 한국당 소속 이주영 국회부의장이 항의의 성격으로 필리버스터 사회를 보지 않겠다고 함에 따라, 주승용 부의장(바른미래당)과 4시간씩 번갈아 의장석을 지키고 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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