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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12.25 19:37 수정 : 2019.12.26 02:30

선거법 개정안을 놓고 시작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성탄절인 25일까지 사흘째 이어진 가운데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이 텅 빈 방청석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한국 “민주당도 만들 수 밖에 없을 것”
민주 “전혀 검토한 바 없어…당장 대응 무의미”

선거법 개정안을 놓고 시작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성탄절인 25일까지 사흘째 이어진 가운데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이 텅 빈 방청석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선거법 개정안에 맞서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자유한국당이 25일 “7~8개의 비례정당 당명을 준비하고 있고 언제든 등록할 수 있도록 실무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한국당 등 보수야권에선 “비례정당 창당이 꼼수”라는 비판을 받자 “더불어민주당도 ‘비례민주당’을 만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맞불 여론전을 펴고 있다.

김재원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기존 ‘비례한국당’이란 (이름을 가진) 정당이 우리 당과 함께 갈 수 없다고 판단해, ‘비례전담 정당’을 새로 설립할 것을 알려드린다”며 “모든 책임은 반민주·반헌법적 선거제를 도입해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자들에게 있다”고 민주당을 겨냥했다. 한국당으로서는 ‘비례한국당’이라는 이름이 절실한데, 이 당명을 먼저 선점한 이들과 접촉한 결과 함께할 수 없다고 보고 다른 이름을 고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보수 야권은 비례정당 창당에 쏟아지는 비판을 민주당 등 ‘4+1 협의체’ 탓으로 돌리며 ‘비례민주당’ 출현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밀어붙이면서 비례민주당을 운운하니 코미디가 따로 없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창당준비위원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안 처리와 총리·장관 인준까지 마무리되고 비례한국당이 현실화되면 (민주당의)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동조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도 <문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도 위성정당을) 안 만들 수 없다. 지금은 만들 수 없다고 하지만 정당은 선거를 위해서 존재하는 거고 선거는 승리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한국당이 꼼수 정치를 하면 민주당이 과반수는커녕 상당한 패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맞대응하리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민주당은 ‘위성정당 창당을 검토한 적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혀 검토한 바 없다”며 “(한국당의) 위성정당이 실제 창당되는지, 영향력이 실재하는지 판단이 돼야 대응책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도 “변수가 워낙 많아 당장 대응책을 검토한다는 게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진짜 위협이 된다면 우리 당 지지자들이 ‘민주당도 만들라’고 강하게 요구할 것이다. 만들더라도 그런 요구에 힘입어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미나 김원철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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