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20.01.07 18:44
수정 : 2020.01.08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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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가 7일 오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국당 김성원 대변인, 황교안 대표, 새보수당 하태경, 정운천 공동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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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공언에 친박계 잇단 비판
새보수당 하태경과 만남에
김진태 “유승민은 안된다”
김문수 “왜 또 헐고 창당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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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가 7일 오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국당 김성원 대변인, 황교안 대표, 새보수당 하태경, 정운천 공동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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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총선을 앞둔 야권의 발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인재영입이나 정책공약에 앞서 통합의 판을 짜는 일이 더 시급하지만 논의가 본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난관에 부닥친 형국이다. ‘큰집론’을 내세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통합추진위원회 구상은 당내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터져 나오면서 시작부터 파열음을 냈다. 통합의 핵심 상대인 새로운보수당은 “통합 논의에 휩쓸리기보다 갈 길을 가는 게 낫다”고 선을 긋고 나섰다.
황교안 대표는 7일 새보수당 출범 뒤 처음으로 하태경 책임대표를 만나 상견례를 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고 한다. 하 책임대표는 45분 동안 황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통합에 대해) 구체적이고 깊이 있는 논의는 없었다. 한국당 입장을 황 대표가 전반적으로 풀어내 쭉 듣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애초 황 대표는 새보수당이 요구하는 ‘보수 재건 3원칙’(△탄핵의 강을 건너고 △개혁 보수로 나아가며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을 수용하자는 뜻을 내비쳤고, 당 관계자들은 이날 관련 기자회견도 준비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설 연휴 전 통합 논의가 무르익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황 대표의 통추위 설치 등 공언은 하루 만에 무색해졌다. 당 내부에서 반대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쏟아진 탓이다.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안철수라면 몰라도 유승민은 안 된다”며 “유승민을 모셔 오려다 집토끼 다 놓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당은 72년 헌정의 주류 정통정당이자 종갓집”이라며 “왜 자꾸 흔들어대나. 왜 또 헐고 새로 창당하겠다고 하는가”라고 날을 세웠다. 황 대표가 통추위를 당 바깥에 구성하고, 당명 교체까지 검토하고 나선 것을 겨냥한 것이다. 친박계 한 의원도 “황 대표가 제안한 ‘통합신당’은 당 밖 보수세력을 흡수하고 당명을 바꾸는 정도”라며 “꼭 그런 방법(새집을 짓는)으로 할 필요는 없다”고 반발했다.
한국당의 이런 분위기와 관련해 유승민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묻지마 통합으로는 신뢰를 못 받는다”고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보수 재건 3원칙에 대해 (한국당과 대화)한 건 없었다. 통합에 대해선 여러 채널에서 얘기가 있었지만 패스트트랙 처리 이후에는 없다”며 최근 관련 논의가 오갔다는 황 대표 주장을 반박했다.
한편 국회 바깥에서는 보수진영 정당 및 단체들이 모여 통합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행사를 열었다. 국민통합연대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중도·보수 대통합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에는 자유한국당 정미경 최고위원과 새보수당 정병국 인재영입위원장, ‘미래를 향한 전진4.0' 양주상 창당준비위 수석부위원장, 박인환 바른사회시민회의 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미나 이주빈 기자
mina@hani.co.kr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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