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전 부장검사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영입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로운보수당에 입당했다가 보수 야권 통합으로 미래통합당 소속이 된 <검사내전>의 저자 김웅 전 부장검사에게 <한겨레>가 서울 송파갑 지역구에 출마하려는 이유를 물었다. 송파갑은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보수 강세 지역으로 분류된다. 앞서 지난 16일 서울 송파갑 현역인 박인숙 미래통합당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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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서울 송파갑인가?
“비례가 아닌 지역구로 마음을 정하고 다른 의원들과 출마 지역을 논의했다. 이분들이 ‘너는 무조건 당선되어야 한다. 너는 (정치가) 처음이어서 노련한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선거운동을 잘 못 할 것’이라고 말씀하시더라. 서울 서초갑은 나를 추천해준 이혜훈 의원이 있는 곳이다. 인간적인 도리로서 거긴 못 간다. 강남갑은 당에서 좀 더 인지도 있는 큰 사람을 갖다 쓰는 게 맞지 않겠나. 욕심내면 안 될 것 같았다. 이렇게 살펴보니 다른 곳에는 다 의원들이 있었다. 송파갑은 이번에 박인숙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했으니 같은 당끼리 뒤에서 총질하는 일은 없지 않나. 송파갑에는 전문직이나 젊은 사람들이 많이 사는 점도 고려했다.”
-② 비례대표로 나가지 않은 이유는?
“아무리 쉬운 곳에 나간다고 하더라도 직접 심판받는 게 낫다. 다른 사람들은 열심히 뛰는데 나는 과실만 먹을 순 없지 않나. 이렇게 말하면 (비례대표만을 위한) 미래한국당을 폄훼하는 것 같지만 그건 아니다. 당에서 미래한국당 붐을 일으키기 위해 그곳으로 가서 불쏘시개가 되라고 하면 비례로 나갈 것이다. 당에서 결정하는 대로 따를 것이다. 지금 와서 모양 빠진다고 안 하는 건 없다. 정치를 시작하면서 모양은 다 빠졌으니까.”
-③ 지역구 예비후보 서류를 언제 접수했나?
“지역구를 가겠다고 했더니, ‘지역구 갈 거면 (예비후보 신청서를) 제출했느냐’ 해서 ‘그게 뭐냐’ 했다가 뭐하고 있는 거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말을 듣고 그제(17일) 밤에 써서 어제(18일) 제출했다. (지역구 공천 신청에) 미비한 서류를 내고 왔는데 두 시간 만에 기자한테 ‘송파갑 나가냐’고 전화를 받았다. 비밀이 없는 동네구나 생각했다(웃음).”
2018년 대검찰청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으로 일하며 수사권 조정 대응 업무를 맡았던 김 전 부장검사는 정부·여당의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반대하다 지난해 7월 법무연수원 교수로 좌천됐다. 김 전 검사는 지난달 14일 검찰 내부 게시판인 ‘이프로스’에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한다. 살아있는 권력과 맞서 싸워 국민의 훈장을 받은 이때, 자부심을 품고 떠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글을 올리고 검찰을 떠나 정치권에 뛰어들었다.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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