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일 오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비판 문구가 적힌 리본을 달고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벽 한쪽에는 인묵(조용히 인내한다)이라고 쓰인 종이가 붙어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원 구성에 반발해 모든 국회 일정을 거부해온 미래통합당이 조만간 원내로 복귀한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1일 현안 관련 기자 브리핑을 열어 “국민을 대표하는 야당 의원으로서 소임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며 등원 의사를 내비쳤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국회 보이콧은 길어지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다음주부터는 국회가 정상 가동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실제 통합당 안에선 3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등 굵직한 현안이 쌓여 있는 만큼 국회로 들어가 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국회 외곽에서 벌이는 여론전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이유다. 주 원내대표가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상임위 강제배정에 대한 공식사과를 요구한 것도 복귀를 위한 명분 확보 차원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주 원내대표는 “일방적으로 개원하고 (상임위 배정) 명단을 내달라는 것은 항복문서를 달라는 것”이라며 “상임위 강제배정은 취소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이날 박 의장의 상임위 강제배정이 위법하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도 청구했다.
원내에 복귀할 경우, 상임위 간사는 전문성과 전투력을 고려해 선정하기로 원내지도부가 방침을 정했다. 또 복귀 직후 법안 축조 심사,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등 국회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대여 투쟁을 벌이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축조 심사는 법안 조문을 한 줄씩 읽으며 세밀하게 검토하는 과정으로 소위원회에선 의무지만 전체회의에선 생략돼왔다.
통합당은 야당 몫 2명이 포함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도 비토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연일 ‘윤석열 때리기’를 이어가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해선 해임건의안 제출을 검토하고 있다. 검사 출신인 박형수 통합당 의원은 이날 당 법률자문위원 현안 간담회에 참석해 “추미애 장관이 검찰총장에게 내리는 지휘권이 절차에 맞지 않는다. 헌법상 보장된 야당의 권리인 장관 해임의 건을 대통령에게 행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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