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주민(왼쪽부터), 김부겸, 이낙연 당대표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호남권·충청권 온라인(온택트)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코로나19 재확산의 직격탄을 맞았다. 당대표 경선에 나선 이낙연 후보가 코로나19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간 탓이다. 이 후보의 자가격리는 전당대회(29일) 이틀 뒤인 31일에야 풀린다. 민주당으로선 초유의 ‘후보자 없는 전당대회’를 치러야 할 판이다.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은 20일 오전 선관위 회의 뒤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계획돼 있던 <문화방송>(MBC) ‘100분 토론’은 (이낙연 후보의 자가격리로) 두 후보자(김부겸, 박주민 후보)에게 양해를 구해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수도권 ‘온택트’(온라인 비대면) 합동연설회(22일)는 애초 계획대로 라이브 생중계로 진행된다. 이 후보는 집에서 화상 연결을 하거나 미리 찍어둔 영상을 내보내는 방식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열리는 <한국방송>(KBS) 전국 방송토론회는 화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공식 유튜브 채널인 <씀>을 통해 ‘줌’(Zoom)이나 ‘스카이프’ 등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활용한 토론회를 추가로 할 방침이다. 전당대회를 29일 예정대로 진행할지는 21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결정한다.
후보자 캠프는 비상이 걸렸다. 다급한 쪽은 이 후보와 격차를 좁혀야 하는 김부겸·박주민 후보 쪽이다. 이미 이 후보는 격리 중에도 페이스북으로 현안 관련 메시지를 내고 발코니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을 올리며 ‘재택 선거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김부겸 캠프에서는 “당대표에 도전하는 세 후보 모두 공평하게 자신을 알릴 기회를 부여받아야 한다. 자가격리 중인 이 후보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전당대회준비위원회와 선관위에 “선거 일정 중지 요청”을 했다. 김부겸 후보는 이날 <한국방송> 라디오에 나와 “후보 한분이 못하고 있는데 저나 박주민 후보가 뛴다는 것은 조금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회의를 해서 결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주민 후보는 이날 “취소된 100분 토론 대신 ‘1인 100분 토론’을 열겠다”고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1인 100분 토론의) 토론자는 저, 그리고 여러분이다. (유튜브) ‘박주민TV’ 라이브로 함께해주셔서 여러 질문을 부탁한다”고 했다. 민홍철 선관위원장은 이날 “당대표든 최고위원 후보든 방송이나 언론 매체를 통한 선거운동 방법에는 제한이 없다”고 밝혔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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