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두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는 가운데, 안 대표는 관련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통합당이 극우와 선을 긋고 중도층을 향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연대에 대해 부정적인 분위기는 아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28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전날 주 원내대표의 발언에도 안 대표의 반응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지난달 23일 서울시장 야권 단일 후보 가능성에 대해 “저는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생각할 계획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사이 주 원내대표는 지난 27일 “저희는 언제나 같이할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고 이제 안 대표의 선택에 달린 것 같다”고 말한 것을 포함해 언론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서울시장 야권 단일 후보로 안 대표를 호출해왔다.
국민의당은 연대 가능성을 전면 부정하지는 않았다. 이 관계자는 “당에서는 주 원내대표의 야권 연대 제안을 황교안 전 대표의 제안과는 분명 다르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총선 전에 변화 없는 통합당의 연대 제안이 뜬금없었다면, 이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요청’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중도층·호남을 향한 통합당의 외연 확장 전략이 국민의당과의 접점을 늘렸다는 의미다.
실제 국민의당과 통합당은 접촉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양당 의원들은 공동 연구모임인 ‘국민미래포럼’을 가동하며 정책을 나누거나, ‘태양광 사업 국정조사’ 등을 함께 요구하며 대여 투쟁에서도 손을 잡았다. 지난달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한 탄압을 중단하라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도 함께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물밑 접촉도 활발하다. 일부 통합당 의원들은 국민의당 쪽에 안 대표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통합당과 정책 연대를 공고히 하면서 야권 혁신을 우리가 이뤄나가야겠다는 방향은 있다”며 “하나씩 실현해나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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