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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그들이 김종인의 대국민사과에 “월권”이라며 반발하는 까닭은

등록 2020-12-08 04:59수정 2020-12-08 09:11

국민의힘, 정면충돌 양상
김종인 “직 걸고” ‘박근혜 탄핵’ 사과 뜻에
국민의힘 의원들 “명백한 월권” 반발 격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9일께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고 7일 밝혔다. 그러면서 대국민 사과와 비대위원장직을 연계하는 배수진까지 쳤다. 아무리 내부 반발이 거세도, 결심을 돌이키지 않겠다는 뜻이다. 김 위원장은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려면 당이 배출한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문제는 이런 김 위원장의 구상을 두고 내부 반발의 강도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전 비공개 자리에서 “사과를 못 하게 한다면 나도 더는 비대위원장직을 맡을 수 없다”고 ‘최후통첩’을 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두 대통령에 대한 사과를 한 뒤 비대위원장 임기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지만, 당시 ‘벌집 쑤실 필요가 없다’는 내부 의견을 받아들여 이를 유보했다. 하지만 내년 4월 보궐선거가 다가오면서 더는 사과를 미룰 수 없다고 김 위원장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우리가 바뀌었다는 것을 증명할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대국민 사과는 그것을 증명해 중도층을 잡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내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이날도 친박계와 비박계, 초선 의원 그룹에서 대국민 사과 추진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잇달아 분출됐다. 친박계 5선인 서병수 의원은 전날 “지금은 당 내외 세력들을 한데 모으고, 당을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일이 우선”이라고 했다. 비박계 3선인 장제원 의원도 “(탄핵 사과는) 절차적 정당성도, 사과 주체의 정통성도 확보하지 못한 명백한 월권”이라고 공격했고, 원내대변인을 맡은 초선 배현진 의원은 “굳이 뜬금포 사과를 하겠다면 문재인 정권 탄생 그 자체부터 사과해주셔야 맞지 않는가”라고 반발했다. 김 위원장이 직전 비대위원장으로 민주당을 이끌었던 전력을 끄집어낸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들이 김 위원장의 사과 추진에 반발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지지율이 급락하는 현시점에 굳이 ‘탄핵’ 이슈를 꺼낼 이유가 있느냐는 반감이 가장 크다. 가만있어도 지지율이 올라가는 상황인데 왜 사과까지 해야 하냐는 것이다.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이 상당한데다, 극렬 지지층인 ‘아스팔트 우파’ 집단에서 여전히 탄핵과 관련한 음모론이 힘을 발휘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자칫 ‘탄핵 사과’로 전통 지지층의 자존심을 건드려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당내에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의정활동을 한 의원들이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점도 사과를 어렵게 하는 부분이다. 탄핵에 대한 찬반 의견과 별개로, 당이 배출한 대통령들에 대한 사과가 의원들 자신의 정치활동에 대한 자기부정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외부에서 수혈된 김 위원장에게 무슨 권한이 있느냐”는 반발이 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내에 자리잡은 ‘반김종인’ 정서가 이번 ‘탄핵 사과’를 고리로 폭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대국민 사과를 가장 강하게 반발하는 면면을 보면 친박계(서병수)와 비대위 체제에서 소외된 중진그룹(장제원), 홍준표계 초선의원(배현진)이 눈에 띈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김 위원장의 ‘탄핵 사과’가 당내 노선 투쟁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비대위 임기가 내년 4월까지인 상황에서 이를 흔들어 도움이 될 만한 요인을 가진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며 “결국 문제는 당의 체질 개선과 중도로의 외연 확장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이들이 국민의힘 안에서 얼마나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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