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티브이(TV)토론에서 ‘민주당다움’을 주제로 설전을 벌였던 우상호·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두번째 토론에선 박 후보의 ‘수직 정원’ 공약을 놓고 맞붙었다. 이번엔 정원에 심은 나무에 날아들 모기떼와 낙엽 청소 문제까지 거론됐다. 토론 주제가 갈수록 파편화되면서 경선 열기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 후보는 17일 오후 열린 <연합뉴스TV>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방송토론회’에서 박 후보의 대표적 공약 가운데 하나인 ‘도심 속 수직 정원 설치’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우 후보는 중국 쓰촨성에 설치된 수직 정원이 방치된 사례를 들면서 “공약을 철회하거나 수정해 처리할 생각이 없나. 흉물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수직정원은 박 후보의 브랜드 공약인 ‘21분 콤팩트 도시-여의도’의 핵심 요소다. 박 후보는 국회의사당에서 동여의도로 향하는 구간 도로를 지하화해 넓은 공원을 만들고 그 자리에 수직 정원형 ‘브이(V)자형 스마트팜’과 1인 주거텔을 설치하겠다고 한다. 박 후보 공약대로 수직 정원을 만들 경우 나무 수천그루를 심게 된다. 우 후보는 “공약이 수정돼야 한다”며 “지난번에 나무 5000그루를 넣을 수 있다고 하는데,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이런 공약을 실현할) 땅이 없다고 한다. 또 나무가 5000그루면 가을 낙엽 떨어지는 것을 치우느라 난리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주거공간에 모기가 들어오면 불편을 겪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우 후보는 토론 전에 기자들과 만나 “불평등과 양극화로 점철된 경제 사회 구조가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도시공학으로는 사회경제구조를 바꿀 수 없다"고 박 후보를 겨냥했다.
이에 박영선 후보는 수직 정원의 성공 사례를 들면서 반박했다. 박 후보는 “수직 정원은 “선진도시의 새 트렌드”라면서 미국 아마존 제2본사가 들어선 미국 버지니아 알링턴의 수직 정원을 예로 들었다. 박 후보는 “이러한 랜드마크를 형성해서 서울을 생태계, 환경 문제, 탄소 문제의 상징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박 후보는 수직 정원에 나무 5000그루를 심는 것과 관련해 “계산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변수가 있을 수 있다”며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어서 그러한 세부사항을 다루는 것은 좀 성급한 질문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노지원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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