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조국 사과’ 뒤 친문 “지도부 존중”…여권 갈등 정리 분위기

윤석열 비판으로 전선 옮겨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당 국민소통·민심경청 결과보고회’가 끝난 뒤 인사하고 있다. 공동 취재 사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한 뒤 당내 반발이 잦아들고 있다. 사과 직후 민주당의 일부 친문 강성 당원들을 중심으로 ‘송영길 사퇴론’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친문 의원들은 대체로 지도부 비판에 선을 긋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3일 <문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국 전 장관님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마음이 아프실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대표로서 판단을 존중한다”며 “이제 반성과 성찰은 송영길 대표의 기자회견을 계기로 일단락 짓고 좀 민생개혁 과제를 챙기는 대로 가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강성 친문 정치인’ 중 한 명인 김용민 의원도 이날 <와이티엔>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3자인 당이 조국 전 장관에 대해서 사과를 한다는것은 잘 맞지 않는 부분”이라면서도 “실제로 송영길 대표가 발언하신 내용들을 보면, 충분히 그 정도는 얘기할 수 있다, 라는 평가들도 상당히 많이 있긴 있더라”고 한 발 물러섰다.

친문 의원들의 반발이 예상 외로 크지 않은 것은 집권 여당을 향한 싸늘한 민심이 여전한 상황에서 ‘조국 문제’로 분란을 이어가는 건 득보다 실이 크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당 대표의 ‘조국 사태’ 사과에 비판적이었던 한 의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제가 말하는 게 당내 충돌로 비춰질 것 같아 조심스럽다. (대표의 사과는) 굉장히 고심한 발언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송 대표의 사과로 ‘조국 사태’가 정리됐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 전 총장의 가족비리에 조국 수사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송 대표의 공세에 맞춰 이날 일제히 윤 전 총장 비판에 나섰다. 윤건영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 전 총장이 정치를 안 하는 것이 맞다”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힘센 칼을 휘둘렀던 권력기관 수장이 그만두자마자 곧바로 특정 정당에 들어가거나 특정 정치세력과 함께 정치를 한다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은 완전히 무너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주민 의원도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전 총장의 장모가 받고 있는 혐의를 나열하며 “‘장모가 누구한테 10원 한 장 피해준 적 없다’는 (윤 전 총장의) 발언은 적절하지 않다”며 “특히 대통령 후보 되겠다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고 얼마 전까지 검찰총장이었으면 더더욱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