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초청 오찬 행사에서 월남전에 참전한 이성길씨에게 국민포장을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전쟁 발발 71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16개 보훈단체 회원과 서해 수호용사 유가족, 모범 국가보훈대상 수상자 등을 초청해 점심식사를 대접했다. 청와대는 감사의 뜻을 전하는 의미에서 이들을 국빈급 의전으로 맞이했다.
국가유공자 등 참석자들은 이날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 모여 경호처·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청와대로 향했다. 청와대가 보낸 차량 26대에 나눠탄 참석자들은 경찰의 신호 통제에 따라 곧장 청와대로 이동했다. 청와대 영빈관 앞에서는 국방부 전통악대의 취타 연주와 의장대의 ‘받들어 칼’ 의전을 받았고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이 이들을 영접했다.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등이 국빈급에 준하는 의전을 받으며 청와대 영빈관에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번 행사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마련됐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보훈가족 초청 행사를 열지 못했다. 문 대통령이 국가유공자 대상 행사를 국빈급에 준하는 의전으로 격을 높인 것은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 때 목격한 미국의 명예훈장 수여식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국군 전쟁영웅 명예훈장 수여식을 했고 문 대통령도 참석해 사진을 함께 찍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 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에게 “우리도 저런 식으로 그 사람의 공헌을 드러낼 수 있는 형태의 훈장 수여식이 좀 있으면 좋겠다. 여러가지 좀 고민을 해보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이날 식사로는 통곡물 전복 가리비 냉채, 건강 오자죽, 소고기 영양 뽈살찜, 인삼 튀김, 조선향미 잡곡밥과 맛조개 아욱 된장국 등 건강 보양식이 제공됐다. 탁자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데이지, 감사를 의미하는 카네이션, 헌신·희생의 꽃말인 노란 장미가 장식됐다.
황기철 국가보훈처장과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 초청 오찬 행사에서 참석자들을 영접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 여러분, 우리 정부는 국가보훈처를 장관급으로 격상하고, 해마다 보훈 예산을 늘려 올해 5조8천억 원에 달한다”면서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의 생활 지원과 실질소득 향상을 위해 보상금과 수당을 꾸준히 인상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치료를 넘어 평생 건강도 책임진다는 정신을 가지겠다. 위탁병원과 보훈요양원을 확대해 가까운 곳 어디서나 편안하게 진료와 돌봄을 받으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행사에 앞서 올해 모범 국가보훈대상자 4명에게 직접 훈·포장을 수여했다. 국가보훈대상자 훈·포장 수여는 이전에는 국무총리가 주관했지만, 올해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예우를 격상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6·25 전쟁 참전 뒤 시설원예농업을 전파하고 농촌사회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 등을 한 하사용(91)씨와 소외계층을 위한 장학금 지원사업에 헌신한 공상군경 1급 중상이자 서용규(64)씨 등에게 국민훈장을 수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보훈자 등을 초청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청와대에 초청을 받은 국가 유공자 및 보훈가족 등이 경호처와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청와대 쪽으로 들어서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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