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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선거보다 제도가 나라미래 결정”

등록 2006-06-03 11:15수정 2006-06-03 15:35

"부동산정책 바꾸면 무슨 대안 있겠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한두번 선거로 나라가 잘 되고 못되는, 어느 당이 흥하고 망하고 그런 것이 민주주의는 아니다"면서 " 그 나라가 가지고 있는 제도나 의식, 문화, 정치구조 등의 수준이 그 나라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2일 오후 청와대에서 각 부처 정책홍보관리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정책홍보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반발이 있었고, 그래서 선거에서 패배했는지도 모르겠는데, 그것이 (그런 인과관계가 있었다 해도) 나에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3일 정태호(鄭泰浩)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특히 제도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한 사례로 캐나다의 경우를 예로들면서 "1993년 캐나다 보수당이 소비세 인상을 공약으로 걸었다가 2석에 그치는 참패로 풍비박산의 위기에 빠졌었으나 소비세 인상은 캐나다의 심각한 재정위기를 해결하고 경제성장을 가져오는데 기여했다"며 "그 공은 자유당이 가져갔지만 보수당은 2005년이 되어서야 다시 집권당이 되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정보의 시장에서 정확한 정보, 공정한 정보가 정말 중요한데 현재 소외된 사람들의 어려움이 정보시장에서 제대로 반영되고 있느냐"며 "한 가지 정부의 정책을 공격하기 위해 필요할 때에만 그 정보가 나왔다가 정책이 결정되면 정부에 비판을 가하는 것은 아닌지..."라고 언론환경에 유감을 표시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부동산 정책이 그러한데, 지금 부동산 정책을 바꾸면 무슨 대안이 있겠는가"라면서 "수십년 동안 있었던 정책을 들여 보고 연구해 보고 한 것 중에 지금 가장 핵심적인 정책을 선택한 것인데도 대안 없이 무조건 흔들어 깨뜨리면 결국 부동산 투기업자들의 승리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노 대통령은 "공무원들은 정책의 가치를 지켜야하고 왜곡된 정보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해야 한다. 공직자는 국민에 대한 봉사자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제가 정치를 하는 동안에도 순풍은 13대 때 뿐이다. 호남당 했다고 선거에서 떨어지고 항상 역풍 속에서 선거를 치렀고, 대통령 선거 그 해에도 마지막 20일까지 역풍 속에서 헤맸지만 대통령이 되었다"면서 "인간 만사 다 그렇듯이 대한민국의 공무원 답게 자부심을 가지자"고 당부했다.

정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여당의 선거패배에 대한 인식을 밝힌 것이란 해석과 관련, "정책홍보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하다가 선거 얘기가 나온 것일 뿐 선거결과에 대한 인식을 밝힌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김재현 기자 jahn@yna.co.kr (서울=연합뉴스)


노무현 대통령 발언 요지 전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일 오후 청와대에서 정책홍보토론회를 주재, 정책홍보시스템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공무원들이 신념과 자부심을 갖고 이 제도를 발전시켜나가줄 것을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캐나다의 집권 보수당이 90년대초 세제개혁을 추진하다가 선거에서 전패한 사례를 거론하면서 선거보다 정책홍보시스템 같은 선진제도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해 논란이 일었다.

다음은 청와대가 3일 공개한 노 대통령의 발언 요지 전문이다.

"어릴 때 동네 어른들로부터 많은 속담을 들었는데 그 중에 `방귀 질 나자 보리양식 떨어진다'라는 속담이 있었다. 손에 좀 익어 뭔가 좀 할 상 싶으면 끝난다는 뜻이다. 정책홍보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고통이 있었다. 장관들과 비서실 참모들도 이것이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참 오래 걸렸다. 너무 힘들었다는 생각도 든다. 공무원과 손맞추어 이 수준까지 만들었다니 감격한 기분이다. 그런데 이제 공무원들과 손발을 맞춰 제대로 해 보려고 하니 임기가 다 되어가는 것 같다. 속담을 소개하는 것은 나의 심정이 그렇다는 뜻이다.

정책홍보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반발이 있었다. 그래서 선거에서 패배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런 인과관계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나에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한두번 선거로 나라가 잘 되고 못되는, 어느 당이 흥하고 망하고 그런 것이 민주주의는 아니다. 그 나라가 가지고 있는 수준이 있다. 제도나 의식, 문화, 정치구조 등의 수준이 그 나라의 미래를 결정한다...캐나다의 예를 말한 적이 있었다. 1993년 캐나다 보수당이 소비세 인상을 공약으로 걸었다가 참패를 했었다. 보수당은 2석의 의석을 얻고 풍비박산의 위기에 빠졌었다. 그러나 소비세 인상은 캐나다의 심각한 재정위기를 해결하고 경제성장을 가져오는데 기여했다. 그 공은 자유당이 가져갔다. 보수당은 2005년이 되어서야 다시 집권당이 되었다.

오늘날 정보의 시장에서 정확한 정보, 공정한 정보가 정말 중요하다...소외된 사람들의 어려움이 정보시장에서 제대로 반영되고 있을까...한가지 정부의 정책을 공격하기 위해 필요할 때에만 그 정보가 나왔다가 정책이 결정되면 정부에 비판을 가하는 것은 아닌지...부동산 정책이 그렇다. 지금 부동산 정책을 바꾸면 무슨 대안이 있겠나? 수십년 동안 있었던 정책을 들여 보고 연구해 보고 한 것 중에 지금 가장 핵심적인 정책을 선택한 것이다. 대안 없이 무조건 흔들어서 깨뜨리면 결국 부동산 투기업자들의 승리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여러분들은 정책의 가치를 지켜야하고 왜곡된 정보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해야 한다. 공직자는 국민에 대한 봉사자다.

인간의 도덕적 행위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자부심이다. 자부심 강한 사람에게 창고 열쇠를 맡기면 도둑을 안맞는다. 자부심이 강한 공무원이 되어야 한다...제가 정치를 하는 동안 순풍은 13대 때 뿐이다. 호남당 했다고 선거에서 떨어지고 항상 역풍 속에서 선거를 치렀다. 대통령 선거 그 해에도 마지막 20일까지 역풍 속에서 헤맸다. 그리고 대통령이 되었다. 인간 만사 다 그런 것이다. 대한민국의 공무원 답게 자부심을 가지고...(정책홍보시스템이) 민주주의의 중요한 제도라면 살려가자. 공무원들이 마음먹고 하면 할 수 있다."

김재현 기자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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