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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노 대통령, 마이웨이?

등록 2006-06-04 19:43

“선거 패배 중요치 않아” 논란
청와대 “정책 중요성 강조한 발언” 해명
5·31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단상’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 2일 각 부처 정책홍보관리관들과 가진 토론회에서 “한두번 선거로 나라가 잘 되고 못되는, 어느 당이 흥하고 망하고 그런 것이 민주주의는 아니다”라며 “그 나라가 가지고 있는 제도나 의식, 문화, 정치구조 등의 수준이 그 나라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정책홍보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반발이 있었고, 그래서 선거에서 패배했는지도 모르겠는데, 그것이 나에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고도 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 가운데 특히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는 대목이 정치적 논란을 낳고 있다. 선거결과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청와대는 이런 해석에 대해 손사레를 친다.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은 4일 “참여정부의 홍보정책에 반발이 있었고, 그래서 선거에서 졌을 수도 있으나, 그 인과관계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지 선거결과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백만 홍보수석도 “공무원들이 의기소침할 수 있는데 국가정책을 담당하는 여러분들이 중요하다, 잘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말”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수석은 또 “선거결과에 대해서는 행정적, 정책적인 측면에서 청와대가 포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그래도 노 대통령의 발언에서는 ‘선거결과에 흔들리지 않고, 내 갈 길을 가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묻어나온다.

캐나다의 브라이언 멀루니 전 총리가 세제개혁을 밀어붙였다가 민심을 잃고 선거에 전멸한 사례를 새삼 재론한 것도 자신의 생각을 간접화법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멀루니 전 총리를 “미래를 내다보는 지도자”라고 평가하면서 “내 임기 동안 욕을 먹더라도 미래를 위해 옳은 일이라면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관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국민과의 대화’에서 “역사 속에서 구현되는 민심과 그 시기 국민들의 감정적 이해관계에서 표출되는 민심을 다르게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도 말한 적이 있다.

비록 지금 국민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받고 있지만,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이 ‘역사의 흐름’과 어긋나지 않고 있다는 나름대로의 믿음인 것이다.


특히 노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대안없이 무조건 흔들어 깨뜨리면 결국 부동산 투기업자들의 승리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해, 부동산에 관한 한 양보하지 않을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선거 다음날인 지난 1일 “민심의 흐름을 수용하겠다”고 말했던 것과 ‘온도차’가 느껴진다. 달라진 민심의 내용이 무엇이며, 민심을 어떻게 수용하겠다는 것인지 답을 제시하지 않은 것에 대한 반발도 예상된다. 또 선거 결과를 ‘우향우’ 구령으로 받아들이는 여당내 한쪽의 시각과는 현격한 거리가 있어, 앞으로 당·청 갈등의 빌미로 작용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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