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
“진보는 개방인식 바꾸고, 보수는 시대정신 파악해야”
이백만(李百萬) 청와대 홍보수석이 17일 최대 국정 현안인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을 한미 양국 관계를 `진화론'의 시각에서 풀이하면서 보수, 진보 양진내 비판론자들의 인식 변화를 촉구했다.
이 수석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 '100달러 시대의 옷을 2만달러 시대에도 입어야 합니까'란 제목의 글을 게재, "한미 FTA는 한미경제관계를, 작통권 환수는 한미안보관계를 업그레이드 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 수석은 "부자, 부부, 형제관계 등 혈연적 관계에서 부터 사제, 노사, 직장상하관계 등 사회적 관계, 남북, 한일, 한미관계 등 국가간 관계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관계가 경제가 발전하고 정치가 민주화하면 할수록 그에 상응하여 업그레이드된다"며 "이것이 바로 '관계의 진화론'"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 노사관계를 '진화론'으로 설명했다. "먹고 살기 어려웠던 시절에는 노사평화라는 말 자체가 생경했고 사치스러웠다. 사용자는 군림했고, 노동자는 순종했다"며 "지금은 노사평화는 기업발전의 기초이며, 노사관계가 문자그대로 발전해 20∼30년전 상황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이 미국에 전시 작통권을 넘겨준 것은 1950년 한국전쟁 발발직후이며,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된때가 1954년으로, 그 시절 한국은 미국의 원조에 의해 경제를 운용했고, '보릿고개'와 '초근목피'는 그 시대를 표현하는 말이고, '꿀꿀이 죽'은 그 시대를 상징하는 음식"이라며 "작통권 이양은 1인당 국민소득 100달러 시대의 산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2만달러 시대를 눈앞에 둔 시대에도 100달러 시대의 한미관계가 지속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 "어려운 일"이라고 자답했다. 그는 "한국이나 미국 모두에게 불편할 뿐"이라며 "100달러 시대의 의식으로 2만달러 시대를 논할 수는 없으며, 100달러 시대때 입었던 옷을 2만달러 시대에도 입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비유했다.
이 수석은 "미국에 작통권을 넘겨줘야 했던 상황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당시엔 그게 최선의 정책이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56년이 흘러 상황이 180도 달라졌고, 한미안보관계도 진화할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관계의 진화론'에서 중요한 것은 관계의 강도"라고 전제한뒤 "관계가 진화할 수록 관계의 강도는 더 높아진다"며 "한미관계도 마찬가지로 한미안보관계가 진화할 수록 한미안보동맹도 더 돈독해지고 강해질 것"이라며 '동맹약화론'을 일축했다.
이 수석은 "일부 진보는 한미 FTA 체결을 시기상조라 하고, 일부 보수는 작통권환수를 시기상조라 한다"고 지적하며 "둘 모두 '시기상조'를 내세워 반대주장을 펴고 있지만 둘 모두 우리 자신의 역량을 과소평가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내외 경제상황과 우리 경제역량을 종합평가할 때, 한미 FTA체결은 지금이 최적기이며, 작통권 환수는 만시지탄"이라고 강조한뒤 "한국의 진보세력은 개방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할 때가 되었고, 한국의 보수세력은 시대정신을 파악해야 할것"이라며 보수.진보세력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성기홍 기자 sg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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