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그리스 동포간담회서 ’국정과제 강력 추진’ 내비쳐
노무현 대통령이 그리스 국빈방문 이틀째인 4일 저녁(한국시각 5일 새벽) 아테네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특유의 반어법으로 자신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국내 상황에 대해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국내의 국민들이 모두 열심히 땀흘려 노력한 결과로 내가 어디 나가면 항상 기분좋고 대접을 받는다”고 국민들의 노고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하지만 그는 곧 “국내에 돌아가면 좀 골치가 아프긴 하다”며 “그런데 그 분들이, (국외에) 나오면 잘해주는데, 국내에 가면 잘 안 해 준다”고 고민을 내비쳤다.
노 대통령의 결론은 물론 “난 괜찮다.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내가 대통령을 하는 동안에 그래도 여러 어려운 문제도 풀고, 밀린 숙제도 풀고, 미래를 위해 준비할 것은 착실히 준비하겠다”며, 임기를 마칠 때까지 국정의 끊을 놓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일을 많이 하면 하는 만큼 갈등도 많으니까, 국내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많이 들릴 것”이라며 “시끄러운 소리가 많이 들리거든 대통령이 열심히 하고 있구나 생각하고, 아무 소리도 안 들리면 대통령이 놀고 있다고 생각하라”고 국내의 복잡한 현실에 대한 동포들의 이해를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계속 시끄러운 소리를 들려드리겠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대해 “국민적 견해차가 분명한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국정과제를 임기 말까지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테네/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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