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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숨겨진 본심’도 대통령 탈당쪽 기울어

등록 2006-11-29 19:02수정 2006-11-30 00:18

대통령 탈당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찬반 의견
대통령 탈당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찬반 의견
여당 의원 117명 설문조사
찬성론 “빨리 나가야 ‘우리’가 새판 짠다”
반대론 “돕는 이 없으면 국정운영 되겠나”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최근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고 한다. 공식 일정을 거의 잡지 않고, 많은 시간을 의장실에서 ‘고민’에 쏟았다는 것이다. 그 결과는 노무현 대통령과의 ‘결별’인 것 같다.

김 의장은 29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원내 1당으로 민심을 북극성으로 삼고, 오직 민심에 복종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집권여당’이란 말 대신 ‘원내 1당’이란 표현을 썼다. 한 핵심 측근은 “모든 걸 각오하고 가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당 주도권’에 대한 김 의장의 결기는 분명해 보인다. “청와대에 너무 저자세”라는 그간의 비판이 무색하다. 핵심 측근은 “김 의장에겐 청와대가 당과 같이 갈 것이라는 믿음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김 의장이 일하는 방식을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인이라면 스스로 의제화하고 뭔가를 신속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김 의장한테는 그런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핵심 관계자는 “김 의장은 오리온을 북극성으로 알고 따라가고 있다. 당과 국민을 잘못된 길로 인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두 사람은 루비콘 강을 건넜다. 다만, 김 의장은 노 대통령을 직접 공격하기보다는, 정책으로 승부하겠다는 태도다. 김 의장 쪽은 “이라크 철군, 부동산 대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노 대통령과 시각 차가 큰 문제에서 더이상 청와대에 끌려가지 않고 할 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이 노 대통령을 향해 ‘칼’을 뽑아 들었지만, 대선 주자로서의 김 의장 앞길은 여전히 어둡다. 그의 ‘가능성’에 대해 측근들 사이에서조차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김 의장의 핵심 측근은 “김근태가 마음을 비워야 한다. 그래야 판을 다시 짤 수 있고, 민주개혁 세력도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과 정치적 고락을 함께 해온 ‘경제 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의 몇몇 의원들도 김 의장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1%대에서 꿈쩍도 않는 지지율이 회의론의 근본 원인이다. 김 의장은 1995년 재야 민주인사들을 이끌고 새정치국민회의 부총재로 정계에 입문했다. 2002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섰고, 열린우리당 초대 원내대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다. 현재 당 의장직까지 포함해 누구보다 화려한 경력을 지녔다. 그런데도 1%대의 지지율은 ‘변명’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대선을 향한 김 의장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한다. 김 의장은 최근 사석에서 “의장으로서 의견 조정만 해야 하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고 그와 가까운 한 의원이 전했다. 의장이라는 거추장스러운 옷을 벗고, 한사람의 대선 주자로서 승부하고 싶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 의장이 이끄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의원총회에 앞으로 정치 일정을 제시하게 될 정기국회 직후에, 그는 의장직을 그만둘 것이라고 당내에선 전망한다. 그의 의장직 사퇴를 전후해 노 대통령도 당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대선 주자로서 김 의장의 지도력은 그때 마지막 검증을 받게 될 것 같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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