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을 국빈 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14일 오전(한국시각) 영빈관 아우스트리아홀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마드리드/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스페인 동포간담회서 합의 성공 극찬
스페인을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은 13일(한국시각 14일) 베이징 6자 회담에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초기 이행조처에 합의한 데 대해 “나는 별로 한 게 없다”며 모든 공로를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돌렸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숙소인 영빈관에서 열린 스페인 동포간담회에서 베이징 6자 회담의 타결 소식을 전하며 “9·19 공동성명을 낼 때 협상 테이블에서 남북 평화체제 문제, 다자안보 문제를 다 공동성명에 넣도록 노력한 사람이 한 사람 있다. 그 문제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가장 크게 관심을 갖고 그것을 끼워넣었던 사람이 여기 앉아 있는 송민순 외교부 장관이다”라고 송 장관을 극찬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송 장관은) 말씨도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를 쓰고, 이마도 툭 튀어나오고, 별로 잘생겼다고 생각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외교부 장관으로 발탁한 것은 그 점에 대한 평가도 있고, 그 때의 기조를 계속 갈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베이징 회담 성공의 일등공신인 송 장관에 대한 각별한 신임과 애정이 묻어나는 말이다.
노 대통령은 6자 회담 전망과 관련해 “이번 합의에서 중요한 것은 북핵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 자체는 물론이지만, 한발 더 나아가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구조 정착을 위한 협상에 들어간다는 조항이 들어있다는 점”이라며 “합의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참가국들이) 모두 성의를 갖고 만든 것 같다. 앞으로 합의 이행이 순조롭게 잘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번 9·19 공동성명을 발표한 뒤에 미국이 방코델타아시아(BDA)를 의심스러운 은행으로 지정했는데,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현재 진행 중인 협상에서 양쪽 대표단이 융통성과 적극성을 갖고 서로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적기에 협상이 타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서로 독려하기로 했다고 윤승용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또 베이징에서 ‘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초기조처’ 합의문이 채택된 것을 환영하면서, 합의에 이르기까지 부시 대통령이 보여준 지도력과 결단 및 두 정상 사이에 합의를 토대로 이뤄진 긴밀한 공조를 높이 평가했다고, 윤 대변인이 전했다. 마드리드/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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