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교황 베네딕토 16세 면담
이탈리아를 순방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5일 로마 교황청을 방문해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단독 면담했다.
노 대통령은 교황이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지지해 준 데 사의를 표명하고, 교황청이 북한을 계속 지원해달라고 말했다고 윤승용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특히 “최근 6자 회담에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며 “남북대화가 잘 진행되도록 노력하는 등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을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에 대해 “한국정부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평가한다”면서 “북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달라. 특히, 어린이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중요하게 다뤄 달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특히 노 대통령에게 전달한 편지 형식의 메시지를 통해 “한국 국민들에게 따뜻한 안부와 본인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것, 지난 50년 동안 분단의 고통을 경험하고 가족들이 갈라진 한국 국민들의 고통을 정신적으로 함께하고 있음을 전해주기 바란다”며 “(남북) 서로간 교류를 저해하는 많은 문제들이 조속히 해결되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이어 “북한 핵문제의 위험을 교황청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북한 국민들 가운데 가장 취약한 계층들이 인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모든 관련 당사국들이 현재의 긴장요인을 해결하기 위해 평화적인 노력을 기울여 줄 것과 협상을 위험하게 하는 제반 조치를 삼갈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면담에서 교황이 정진석 추기경을 서임해준 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고, 교황의 한국방문을 제안했다고 윤승용 대변인이 전했다. 교황은 “체력이 허락하면 언젠가는 한국에 가겠다. 초청에 감사드린다”고 수락 의사를 밝혔다. 로마/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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