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를 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15일 저녁(현지시각) 숙소인 로마의 산 레지스 그란데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베이징 6자 회담의 성과를 설명하고 있다. 로마/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달라는 것 다줘도 남는 장사”
노무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각) “우리가 (6자 회담에서 북한이 달라는 것을)다 주더라도, 우리가 (대북 지원 비용을) 다 부담하더라도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결국은 (부담이 커도) 남는 장사다”라며 적극적인 대북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탈리아를 국빈방문 중인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로마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자꾸 (북한에) 퍼준다는 비난을 많이 듣는데,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전후에 유럽에 여러 정책으로 투자했는데 그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게 마셜플랜이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북핵 문제 때문에 (대북 지원이) 중단됐는데, 우리도 그것을 진행할 수 있고, 북한 경제를 살려가면 미국의 마셜플랜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그를 통해 동북아의 큰 시장이 아주 효율적인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될 수 있다. 그래서 투자로 생각하고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6자 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이날 대북 에너지 지원 시기에 대해 “(제1단계의) 60일 안에서 맨 마지막에 (지원이) 나올 것”이라고 밝혀 핵시설 정지 등 북한의 행동을 지켜본 다음 실행할 것을 강조했다고 <아사히신문> 인터넷판이 16일 보도했다. 그는 이날 미국 텔레비전에 잇따라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초의 중유 5만t과 제2단계의 95만t 지원에 대해 모두 “5개국에서 부담한다”며 분담 원칙을 확인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6자 회담 타결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 폐기 결정을 지지하는 뜻에서 조만간 이른바 ‘유럽연합 트로이카’ 대표단을 북한에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독일 주재 유럽연합 순회의장국 사무소가 15일 밝혔다. ‘유럽연합 트로이카’는 순회의장국인 독일과 차기 의장국인 포르투갈,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 외교담당 집행위원을 말한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번 6자 회담에서 합의한 ‘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초기조처’의 후속 이행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내달쯤 미국을 방문한다. 송 장관은 미국 방문길에 러시아 방문도 검토하고 있다고 정부의 한 당국자가 이날 전했다.
로마/신승근 기자, 도쿄/김도형 특파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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