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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노대통령 ‘우리당 당원에 드리는 글’ 요지

등록 2007-02-28 11:13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8일 오전 열린우리당에 탈당계를 제출하며 공식으로 당적정리 절차를 밟으면서, `열린우리당 당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탈당 심경을 밝혔다. 다음은 노 대통령의 '당원께 드리는 글' 요지이다.

▲열린우리당 평가 = 저는 이제 당을 떠납니다. 떠난다 생각하니 너무 섭섭해 `탈당'이라는 말 대신 굳이 `당적정리'라는 말을 써 보지만, 당을 떠난다는 결론은 피할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떠나는 허전함이 있기는 하지만, 전당대회를 통해 당이 흩어지지 않고 정체성을 지켜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은 큰 위안입니다.

우리당은 대한민국 민주세력의 역사적 정통성을 이어가는 정당입니다. 우리당 창당을 `분당'이라고 나무라는 사람들이 있고 형식적인 과정은 그런 점을 부인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역사의 대의에 비춰보면 결코 부도덕한 분당이 아니라 민주정당의 정통성을 복원하고 새로운 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역사적 결단이었습니다.

열린우리당은 국민통합의 정당입니다. 87년 6월 항쟁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민주적 열망의 구심점 역할을 하던 민주정당이 87년 대선을 계기로 지역당으로 분열한 이후 15년간 계속되어 온 분열의 상태를 극복하고자 창당한 정당입니다.

열린우리당은 개혁정당입니다. 오랜 군사독재 속에서 파생된 권위주의와 당리당략, 권모술수의 정치문화를 청산하고 새로운 정치를 구현하기 위해 만든 정당입니다.

기득권을 포기하고 몸을 던진 국회의원들의 자기희생의 결단과 우리 정당사상 처음으로 스스로의 호주머니를 털어 전당대회에 참여한 당원들의 역사적 사명감이 만들어낸 우리 정치의 새로운 이정표였습니다.

그동안 열린우리당은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지금도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을 헤쳐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저의 책임이 큽니다. 당원 여러분께 송구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단임 대통령제의 한계 = 제가 여러분과 끝까지 함께하지 못하고 당을 떠나는 것은 개인적으로 가슴 아픈 일일 뿐만 아니라 한국정치의 올바른 발전을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대통령을 지내신 세 분 모두가 임기 말에 자신이 몸담았던 정당을 떠났습니다. 잘못된 일입니다. 책임정치의 취지에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임기가 끝난 뒤에도 당적을 유지하는 전직 대통령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저의 역량 부족으로 한국 정치구조와 풍토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단임 대통령의 한계입니다. 야당은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이 선거 전략상 유리하게 되어 있으니 자연 대통령은 집중 공격의 표적이 됩니다. 여당 또한 대통령을 방어하는 것보다 차별화하여 거리를 두는 것이 유리하게 생각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 구조에 빠지지 않으려면 대통령이 차기 선거에서 여당후보에게 도움이 될 만큼 국민의 지지가 높아야 합니다. 그러나 저는 역량이 부족하여 그렇지 못했습니다. 더욱이 여당이 저와 책임을 함께 하겠다고 하려면 막강한 언론과 맞서 싸울 각오를 해야 합니다.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에서 공식적으로 저의 당적정리를 요구한 바 없지만 아직도 적지 않은 의원들은 저의 당적정리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은 국민의 지지를 지켜내지 못한 저의 책임입니다.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 = 야당은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을 요구하고, 나아가 중립적인 선거관리를 위해 중립내각을 구성하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옳지 않습니다. 왜 한국만 당의 이름을 걸고 당원들의 노력으로 당선한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만 되고 나면 중립이 되어야 합니까.

과거 한나라당 대통령은 여당에 불법으로 거액의 선거자금을 마련해 주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런 불법을 하지 않습니다. 국민의 정부 이래 지금까지 정부가 선거에 가담하거나 편파적인 선거관리로 문제가 된 일은 없습니다. 중립내각 운운하는 것은 상투적인 정치공세입니다. 이제 낡은 정치공세는 그만두어야 합니다.

▲우리당 성공 기원 = 저는 임기 말 당을 떠나는 마지막 대통령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비록 지금 당적을 정리하지만 열린우리당의 성공을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가 애초에 가졌던 국민통합과 새로운 정치라는 창당정신이 온전히 지켜지기를 바랍니다. 당원 여러분께서 치열하게 노력해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임기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 국정운영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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