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0일 일부 정치인들이 자유무역협정을 하면 우리가 일방적으로 손해본다는 논리로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하고 있다며 “정직하지 않은 투쟁을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 반대의견을 밝힌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의장과 천정배 의원과 민주노동당 등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양재동 에이티센터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농·어업인 업무보고’에서 “이미 호주산 쇠고기를 사오고 있고, 캐나다산도 자유무역협정을 하거나 안하거나 수입되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을 무시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하면 광우병 소가 들어온다며 투쟁하는 이 나라의 진보적 정치인들은 정직하지 않은 투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들에게 제일 하고 싶은 얘기는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식량안보만 안보가 아니고 전기, 기름(유류) 등 모든 것이 다 안보다. 농산물도 상품이고 시장의 힘과 시장의 원리에 의해 지배될 수밖에 없고 시장 안에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면 농업은 그야말로 초토화된다”며 “(피해가 크다면) 중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안 할 수도 있고, 피할 수 있다면 한-미 자유무역협정도 안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어 “한-미 자유무역 협정은 다음 (대선에서) 어느 쪽이 정권을 잡아도 안 할 것 같았다. 정치적 손해가 가는 일을 할 수 있는 대통령은 나밖에 없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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