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김해 인제대에 ‘노무현기념관’ 추진

노무현 대통령

노 대통령 “좋은 생각”
한나라 “무엇을 기념?”
국고 지원 할지도 논란

청와대가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에 본교를 둔 인제대에 ‘노무현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윤승용 청와대 대변인은 16일 “청와대는 노무현 대통령 기념관을 인제대에 건립하기로 하고 현재 학교 쪽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지난 13일 노 대통령이 백낙환 이사장 등 인제대 관계자들과 저녁을 함께하며 기념관 설치 구상을 듣고, ‘좋은 생각’이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퇴임 뒤 고향인 김해 봉하마을로 돌아가겠다고 밝힌 노 대통령이 인제대의 기념관 건립 요청을 수용했다는 것이다.

김성수 인제대 대외교류처장도 “노 대통령 퇴임 뒤 정치에 관심있는 후학들을 위해 재임 때의 정책자료 등을 열람하며 공부할 수 있는 기념관을 고향 마을에 마련하자는 데 원칙적으로 공감했다”며 “(청와대와) 실무 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 재임 중의 기념관 건립이 국민 정서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데다, 정부의 예산 지원설까지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유기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무엇을 기념하고 무엇을 가르친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며 “기념관 건립을 위한 정부 예산 20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승용 대변인은 이에 대해 “20억원은 인제대가 자체 추산한 예산일 뿐이다. 재임 중에 정부예산이 투입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대변인은 다만 “김대중 도서관은 (기념사업 추진자와 정부가 재원을 공동 분담하는) 매칭펀드로 반반씩 들어갔다”고 말해, 퇴임 뒤 기념사업에 대한 국고지원 가능성은 열어뒀다.

윤 대변인은 기념관과 별도로 인제대 서울 캠퍼스에 미국의 ‘케네디 스쿨’과 같은 정치대학원 성격의 ‘노무현 스쿨’을 추진하고 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전혀 검토된 바 없다”고 부인했다.

현재 정상 운영 중인 전직 대통령 기념관은 정부예산 60억원이 들어간 ‘김대중 도서관’(2003년 11월 개관)이 유일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우 기념사업회가 매칭펀드로 국고보조금 208억원을 지급받았지만, 사업회가 약속한 모금액을 모으지 못해 2005년부터 보조금 회수에 나섰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지난해 말 명지대에서 ‘김영삼 기념관’을 짓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승근 신동명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