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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정 “특정주자 미는 것 아니냐” - 노 “날 그렇게도 못 믿나”

등록 2007-05-07 07:47수정 2007-05-07 08:50

노무현 대통령과 정동영 의원이 지난해 2월 청와대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지도부 초청 만찬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노무현 대통령과 정동영 의원이 지난해 2월 청와대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지도부 초청 만찬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결별 확인한 ‘4·27 회동’ 이후 열린우리당 분열 가속화 ‘결정적 계기’
이후 친노계의 정동영 · 김근태 비판 줄이어
뒤늦게 밝혀진 노무현 대통령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지난달 27일 회동은 사실상 두 사람이 정치적 결별을 하는 자리였다. 시종일관 팽팽한 긴장감 속에 대화가 진행됐다고 한다. 대화의 개략적인 내용에 대해선 양쪽 주장이 대체로 일치하지만, 구체적인 부분에선 양쪽의 얘기가 어긋난다.

정 전 의장 쪽 인사들 말로는, 정 전 의장이 노 대통령에게 먼저 남북관계 얘기를 하면서 세가지를 요청했다고 한다. 첫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을 지원하고, 둘째 정상회담은 개성에서 하는 게 좋으며, 셋째 6자회담과 남북관계를 병행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정 전 의장은 이어 통합 문제를 꺼냈다. 그는 “지난 2월14일 전당대회의 정신은 대통합신당을 하자는 것이다. 그것이 국민과의 약속이니 지켜야 한다”며 자신의 당적 정리 문제를 거론했다고 정 전 의장 쪽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자 노 대통령은 당 고수 입장을 밝히면서 당이 껍데기만 남게 되면 복당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청와대 쪽 설명은 약간 다르다. 익명을 요청한 청와대 핵심 인사는 “정동영 전 의장을 만난 건 사실이고, 노 대통령이 ‘내가 복당해서라도 당을 지키겠다’고 말한 것도 맞다. 그러나 구체적인 복당 프로그램이 있는 게 아니라, 명분 없는 탈당이나 당 해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걸 강조한 것이다. 복당은 하책 중 하책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노 대통령은 정 전 의장에게 ‘당원들의 의사를 묻고 정당한 절차를 거쳐서 하는 통합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의 통합 주장은 대상도, 방법도, 시기도 없다. 그렇게 해서 통합이 되겠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정 전 의장이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임을 상기시키며 “당신들은 2003년에 내가 반대했는데도 열린우리당을 하겠다고 뛰쳐나가지 않았느냐. 그런데 이제 당을 깬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고 한다.

청와대의 또다른 핵심 인사는, 정 전 의장이 노 대통령의 당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정 전 의장은 노 대통령에게 “내부적으로 특정 주자를 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나타냈고, 노 대통령은 “나를 믿으라. 난 특정인을 밀거나 하지 않는다. (경선 구도가) 불리하다고 나가는 것은 정말 잘못된 것”이라는 취지의 얘기를 했다고 이 인사는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정 전 의장과의 회동이 끝난 뒤 참모들에게도 “나를 그렇게도 못 믿나”라고 섭섭함을 표시했다고 한다.

되짚어 보면, 노무현-정동영 회동은 열린우리당의 분열을 가속화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 듯하다. 친노계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게 두 사람의 4·27 회동 직후다. 사흘 뒤인 30일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열린우리당의 한 중진 의원을 찾아가 “당은 우리(친노 직계)가 지킬 테니 떠날 분들은 떠나라”고 말했다. 이틀 뒤인 지난 2일 노 대통령은 탈당과 당 해체론을 주장하는 열린우리당내 정파, 정확히 정 전 의장과 김근태 전 의장을 대놓고 비판하는 글을 썼다. 이강철 대통령 정무특보도 뒤를 이어 김 전 의장을 비판하는 긴급 기고문을 냈다.강희철 신승근 기자 hckang@hani.co.kr

▶ 노대통령 “껍데기만 남으면 복귀해서라도 당 지키겠다”
▶ [단독] 유시민 “떠날 사람 떠나라” 청와대 결별 뜻 통보
▶ [단독] 노대통령, 정동영·김근태와 결별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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