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대통령실

노대통령 ‘편지정치’ 막전막후

등록 2007-05-09 02:02

비서들 난색 표하자 “내가 쓰겠다”
첫 원고엔 “김근태 은퇴” 문구까지
노무현 대통령이 한동안 뜸했던 ‘편지정치’를 재개하게 된 배경은 뭘까?

노 대통령은 지난 2일 <청와대브리핑>에 ‘정치지도자, 결단과 투신이 중요합니다’, ‘정당 가치와 노선이 중요합니다’라는 2개의 글을 한꺼번에 올리면서 편지정치를 다시 시작했다. 두 글은 노 대통령이 지난달 23일과 27일 각각 작성했다고 한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는 “정치지도자의 결단과 투신을 주문한 23일 글은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범여권 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핵심 참모들에게 “손 전 지사가 어떻게 범여권 후보냐. 범여권 소리를 들으려면 열린우리당에 들어와야 하는 것 아니냐”며 글쓰기를 결심했다고 한다. 한나라당에서 혜택을 누리던 손 전 지사가 경선에 불리하다고 뛰쳐나온 것을 비판하지 않는 정치권과 언론의 행태를 지적했다는 것이다. 참모들은 이 글에 흔쾌히 수긍했다고 한다.

그러나 4·25 재보선 이후 열린우리당 해체론을 주창한 김근태 전 의장을 겨냥한 27일 글은 청와대 안에서조차 논란이 일었다고 한다. 노 대통령은 애초 비서실에 김 전 의장을 비판하는 글을 주문했으나, 비서들이 난색을 표하자 직접 글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 대통령이 처음 작성한 원고에는 ‘김 전 의장의 정계 은퇴’까지 촉구하는 강경한 내용이 포함됐으나, 참모들과의 토론을 거치면서 ‘열린우리당 해체’를 외치는 정치인들을 열린우리당 위기를 초래한 근원으로 지목하는 정도로 순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이런 순화 배경에는 지난달 27일 정동영 전 의장과의 면담 분위기가 반영됐다고 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 전 의장은 김 전 의장과 달리 ‘열린우리당으로는 대선 승리가 어렵다’고 말했을 뿐 ‘탈당’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래서 수위를 낮췄다”고 말했다.

3일 저녁 <청와대브리핑>에 실린 김 전 의장의 정계 은퇴를 촉구한 이강철 대통령 정무특보의 글은 청와대의 요청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이후 탈당파와 당 해체론자들이 자신의 글을 “영남신당론”으로 몰아가자 4일 추가로 해명 글을 썼다고 한다. 이 글은 영남신당을 만들려고 한다는 억측 등에 대한 오해를 불식하며, 당내 경선에서 당당하게 싸우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5일 정 전 의장과의 27일 비공개 회동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자 강경하게 뒤바뀌었다. 노 대통령은 정 전 의장과의 만남에서 자신이 복당해서라도 열린우리당을 사수하겠다고 협박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 지원을 거부한 것처럼 언론에 보도된 데는 정 전 의장의 의도적인 언론플레이가 작용했다고 판단하고, 김 전 의장과 정 전 의장의 행태를 구태정치로 싸잡아 비판하며 ‘당 깨기 공작’으로 규정했다는 것이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