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노대통령, 옹호 발언…한나라, 김원장 해임요구
노무현 대통령이 4일 “국정원 업무가 무조건 공개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아프가니스탄 인질 석방 협상과정에서 과다한 언론 노출과 자화자찬성 홍보로 국정원 내부 직원들로부터도 비판받고 있는 김만복 국정원장을 적극 옹호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김만복 원장 옹호를 비난하면서 김 원장 해임을 요구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프로젝트의 성공적 수행과 이후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기능·조직·사람의 비밀을 보호하는 것이 국정원의 비밀이지, 그 이상의 부분까지 비밀이라는 이름으로 숨길 수 없고 국민에게 알리는 것을 막을 필요도 없다”며 “무조건 공개하지 않겠다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국정원은 국가사회에 여러 가지 긍정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국민에게 이미 다 알려져 있는데 이번에는 목숨을 건 기여를 했다”고 칭찬하고 “적절한 시기에 국정원을 방문해 격려와 함께 국민을 위한 정보기관으로서의 자리매김을 확실히 해 달라는 뜻을 다시한번 당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국정원의 많은 프로젝트는 철저히 비밀이 잘 지켜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국정원이) 국회에 낱낱이 보고하고 국회의원이 보고받은 것을 다 공개해 버리는 것이 현실”이라고 국회 정보위원회를 통한 국정원 정보 유출을 오히려 비판했다.
이에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정보기관에 대한 인식이 어이없다”며 “노 대통령은 음지에서 양지로 나온 국정원장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대변인은 “고향 경조사를 일일이 챙기고 주민들을 국정원에 견학시키는 김 원장의 행동은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예비 후보의 행보나 마찬가지”라며 “이참에 아예 옷을 벗고 떳떳하게 정치에 나서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승근 이유주현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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