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신당 “바람직 않아”
청와대는 7일 한나라당의 이명박 대통령 후보와 이재오·안상수·박계동 의원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대선중립을 지켜야 할 노무현 대통령의 명백한 대선 관여 행위”라고 비난하며 검찰에 수사 유보를 촉구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 “죄가 되지도 않는 내용에 명예훼손이란 이름을 건 야당 후보 흠집내기용 억지 고소”라며 “대통령이 대선에 영향을 주려고 한 부당한 고소인 만큼 검찰은 공정한 대선 관리를 위해 대선이 끝날 때까지 수사를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원내대표는 이어 “다음주 안에 국정원·국세청의 야당 후보 뒷조사 의혹 국정조사 요구서를 낼 텐데, 국정조사에서 진상이 밝혀질 만큼 검찰이 수사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검찰이 이 후보를 소환해도 일절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날 공개적으로 청와대의 고소 자제를 촉구했다. 오충일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가 이명박 후보를 상대로 고소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아무리 그런 사정이라 해도 옳고 그른 것을 떠나 대선 국면에서 앞서가는 이 후보를 고소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효석 원내대표도 “통합신당의 입장은 청와대가 고소 문제에 신중해 달라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이명박 후보 검증을 물타기하려고 청와대를 공격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청와대가 신중하게 대처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청와대가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오세인)에 배당했다. 신종대 서울중앙지검 2차장 검사는 “고소 내용이 특수1부가 수사 중인 국세청 등에 대한 수사뿐 아니라 그동안 피고소인들이 거론한 사실 전반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선거사건 전담부서인 공안1부에 배당했다”고 말했다. 조혜정 고제규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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