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필승대회 불참뜻
이재오 최고위원이 사퇴했는데도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의 협조 요청을 사실상 거절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내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 전 대표의 도움을 확약받지 못한 상황에서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란 복병을 만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응 전략을 밝힐 예정이다.
이 후보의 비서실장인 임태희 의원은 8일 “이 후보가 7일 오후 박 전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제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면담 제안에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 식으로 사실상 면담을 거부했다고 박 전 대표 쪽 인사들이 전했다. 이 후보는 오는 12일 열리는 대구·경북 필승대회에 박 전 대표가 참석하기를 요청했으나, 박 전 대표는 “다른 지역 대회에도 안 갔는데 굳이 대구라고 해서 갈 필요가 있겠느냐”고 부정적인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일 출마선언을 한 이 전 총재의 지지율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20% 안팎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자, 당내에선 불안감이 깊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이 전 총재의 출마 규탄과 함께 당내 화합을 촉구했다.
이명박 후보는 이날 경남 필승결의대회 참석 일정을 비롯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선거 전략의 전면적인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 후보는 오는 11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대선 변수로 떠오른 이 전 총재의 출마, 박 전 대표와의 관계, 비비케이(BBK) 의혹 등에 관한 생각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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