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세율 이미 20% 낮춰…추가인하 안돼”
인수위 “새정부 들어서자마자 내리겠다”
인수위 “새정부 들어서자마자 내리겠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쪽이 취임 전에 유류세 10%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청와대가 1일 반대의 뜻을 밝혔다. 그러자 이 당선인 쪽은 새 정부 출범 직후에 유류세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참여정부는 이미 서민 난방유 등에 적용되는 탄력세율을 줄였고, 휘발유의 탄력세 30% 가운데 이전에 20%를 소진했다”며 “(휘발유의) 유류세 인하 여지가 10% 남아 있기는 하지만 정부의 에너지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후속 인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또 “애초 한나라당이 유류세 20% 인하를 약속했다가 인수위에서는 인하 폭을 10%로 낮췄는데, 세법을 고쳐 인하하겠다는 것인지 탄력세율을 조정하겠다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며 “세법을 고치려면 국회에서 입법해야 할 것이며, 탄력세율 인하는 다음 정부에서 결정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석유류 제품에 따라 부과하는 유류세(교통세·교육세·주행세·특별소비세 등 제반세금)의 세율은 세법에 정해져 있다. 하지만 현행 법령에는 교통세와 특별소비세에 대해 최대 30% 범위에서 국회 동의 없이 정부가 자율적으로 깎아줄 수 있는 탄력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휘발유의 경우 리터당 630원의 교통세를 부과하면서 탄력세율 20%를 적용해 실제로는 505원에 공급하고 있다.
정부가 탄력세율 추가 인하를 거부할 경우, 이 당선인은 국회에서 세법 개정을 통해 유류세 가운데 교통세와 특별소비세 등의 세율을 직접 내리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청와대의 방침이 전해지자, 대통령직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인 최경환 의원은 “서민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현 정부가 조기에 (유류세 인하를) 시행해 주길 바랐으나 아쉽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탄력세율을 조정해 유류세를 10% 내리겠다”고 말했다.
신승근 성연철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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