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짜리 들고갔다 되가져와
작년말 국정원장 70㎏짜리 설치
청 “크기 문제됐던 것 아니다”
작년말 국정원장 70㎏짜리 설치
청 “크기 문제됐던 것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기념식수를 하려고 250㎏짜리 대형 표지석을 가져갔으나, 김 위원장과 기념식수가 성사되지 않아 되가져온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남북정상회담 뒤 김정일 위원장과 기념식수가 이뤄질 경우에 대비해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이름이 새겨진 표지석을 만들어 갔다”며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이 아닌 김영남 북한최고인민회의 위원장이 기념식수에 나와 애초 준비해간 표지석을 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표지석은 250㎏짜리로 ‘정상회담 기념’ 문구가 새겨졌다고 천 대변인은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정상회담이 끝난 뒤 북쪽과 추가 접촉을 통해 노 대통령과 김영남 위원장이 기념식수한 소나무에 별도의 표지석을 설치하는 문제를 협의했고, 대선 직전인 12월18일 김만복 국정원장이 새로 만든 70㎏짜리 ‘평양방문 기념’ 표지석을 갖고 방북해 설치했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과 기념식수가 불투명한데도 대형 표지석을 준비했던 게 적절했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북쪽이 남쪽이 준비한 표지석의 크기를 문제삼아 설치를 거부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천호선 대변인은 “정상회담 준비 협의 과정에서 기념식수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참석할지, 김영남 위원장이 참석할지 최종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정상회담의 의미를 고려하고 두 정상의 기념식수가 이뤄질 때는 표지석을 설치하자고 북쪽과 합의해 표지석을 만들어 갔던 것”이라며 “김정일 위원장과 기념식수가 이뤄지지 않아 준비한 표지석을 되가져온 것이지, 크기가 문제됐던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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