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대통령실

청와대 간 강재섭, 쇄신 ‘쇄’도 못꺼내

등록 2008-05-19 22:09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 정례회동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 정례회동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언론에 대책 먼저 알려져 죄송” 사과만
‘바른말 못하는 강대표’ 당청관계 우려도
19일 이명박 대통령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만남은 ‘소리만 요란한 빈수레’로 끝나고 말았다. 당초 강 대표는 국정 쇄신책을 당 차원에서 마련해 대통령에게 전달할 계획이었다. 당 관련부서가 준비한 쇄신안에는 최근 국정 운영을 비판하는 국민들의 신랄한 목소리와 총리의 권한 강화, 내각의 인적쇄신, 청와대의 정무라인 개편 등의 타개책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강 대표는 대통령 앞에서 민심수습책은 입밖에 꺼내지도 않았다. 대신 ‘사과’를 했다. 강 대표는 “(제가) 보고 받거나 최고위원회에서 논의도 하기 전에 (수습책이) 먼저 언론 등에서 알려져서 대통령께 누를 끼치게 되는 거 같아서 죄송스럽다”라고 말했다고 조윤선 대변인이 전했다.

강 대표는 이후 당최고위원회에 참석해서도 “(국정쇄신책은) 언론에 다 나와 내용을 아시니 대통령이 적절히 하시면 되지 않겠냐고 얘기했다”며 “앞으로 기사화하는 것은 청와대에 가서 절대 말하지 않겠다”며 화까지 낸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표가 대통령에게 ‘바른 말’을 못하리란 것은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 강 대표와 이 대통령은 본래 지난 16일 회동하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청와대 일정”을 이유로 전날 갑자기 취소되면서 억측을 낳았다. 강 대표는 이어 “대통령에게 보고할 민심수습책이나 한나라당 자체 여론조사가 언론에 새나가는 것에 대해 진상 조사를 벌이겠다”며 정보 유출 문제 쪽으로 분위기를 몰아갔다.

당내에선 강 대표의 처신에 대한 비판론이 많다. 한 최고위원은 “정보의 보안도 문제이지만 현안에 대해 얘기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국민들이 쇄신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에 당으로선 그런 내용을 보고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강 대표가 먼저 우리 스스로 쇄신책을 마련하자고 얘기하지 않았느냐. 그래놓고 이제 와서 정보 누수를 이유로 민의를 전달하지 않는다고 하면 누가 일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일각에선 당에서 마련한 쇄신안이 이 대통령의 뜻과 맞지 않을까봐 얘기를 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쇄신안이 언론에 미리 나와 김이 빠진 측면도 있지만, 강 대표로선 총리의 권한을 강화하자고 대통령에게 말하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청와대에서 수용 가능한 수준은 정책특보, 정치특보 신설, 정무기능 강화 등인데 당에서 주장하는 인적쇄신안에 대해 이 대통령은 부정적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당청 관계를 근본적으로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당 대표가 대통령 눈치만 살필 경우 여당이 국민들 앞에서 제구실을 하겠느냐는 이야기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차기 당 대표로 여당과 청와대와의 관계를 긴밀하게 조율할 수 있는 ‘관리형 인물론’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상황에서 이렇게 당이 계속 청와대의 힘에 밀리게 되면 앞으로 여당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유주현 황준범 기자 edign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