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도 “적절치 못하다는…”
MB ‘돌려막기 인사’ 눈총
최중경 전 기획재정부 차관과 김중수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특임 공관장 임명에 이어 곽승준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까지 장관급인 미래기획위원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자, 여당 내에서도 ‘돌려막기 인사’, ‘보은 인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2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보은인사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당내에서도 적절치 못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답했다. 그는 “곽 전 수석이나 그런 분들이 정말로 이 정부를 위해서 일할 인재라면 조금 시간을 두고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도 “최 전 차관과 김 전 수석은 문책성 인사 대상이었는데 다시 기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는, 정도 차는 있지만, 이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이 문제라는 공감대가 계파를 불문하고 존재한다. 자기가 아는 사람만 기용하고, 맘에 들면 비판이 쏟아져도 벼랑끝까지 감싸며, 혹 내치더라도 반드시 다시 챙기는 대통령의 스타일 때문에 각 분야에서 유능한 인사를 발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명박계의 한 핵심 인사는 “대통령이 현 정부의 핵심 정책을 가장 잘 이해하는 곽 전 수석을 다시 부르고 싶어하는 마음은 이해한다”면서도 “대통령이 그토록 인사 문제로 고생을 하고도 ‘자기 사람’이라는 확신이 안 들면 기용하지 않는다. 아직도 낯을 가리는 기존 습관을 버리지 못했다”고 짚었다.
박근혜계의 한 중진 의원은 “이러다간 명백한 잘못이 있어 물러난 사람까지도 다 불러모을 것 아니냐, 자꾸 이러면 우리가 그토록 비판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식 인사와 뭐가 다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경제 정책에 밝은 한 의원도 “대통령이 공기업 개혁을 위해 곽 전 수석을 재기용하는 것이라면, 이전에도 소신있게 유임시켰어야 옳지 않느냐. 여론에 밀려 정리했다가 시간이 좀 지나 슬쩍 다시 기용한다면 국정이 일관성있게 운영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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