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라디오연설 ‘제작자율권 침해’ 논란

13일부터 매주 월요일 자체 녹음분 편집없이 방송 예고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오전부터 정기적으로 라디오 연설 방송을 시작한다. 그러나 청와대가 자체 제작한 연설 내용을 방송사가 그대로 전달받아 편집 없이 방송하는 방식인데다 정례화를 예고해 ‘제작 자율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은 12일 오후 청와대에 마련된 대통령 집무실에서 박형준 홍보기획관 등 참모들이 배석한 가운데 금융위기 상황 등에 대해 8분30초 분량의 첫번째 라디오 연설 녹음을 마쳤다.

청와대는 애초 13일을 시작으로 라디오 연설을 매주 월요일로 정례화하겠다고 밝혔으나, 첫 방송에 대한 여론 등 반응에 따라 격주나 월 1회로 횟수를 줄이고, 요일도 주 중반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첫 연설은 원하는 모든 방송사가 방송할 수 있도록 했지만, 앞으로는 가급적 한 방송사에서 고정적으로 하는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성명을 내 “청와대가 녹음·편집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방송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방송법에 보장된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침해한다”며 “방송 자유와 독립은 보도와 편성, 편집권이 방송언론인에 있는 것으로 청와대가 간섭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한국방송>은 이 대통령의 첫 연설을 13일 오전 제1라디오 아침종합뉴스가 끝난 뒤인 7시15분께 ‘금융위기 관련 대통령 현안 연설’이란 제목의 별도 프로그램을 편성해 방송할 예정이다. 이문영 황준범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