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대변인, 당-청 ‘직거래’로 ‘망신’
“이번에는 정치인 입각 없다. 오늘 (후임 행정안전부 장관) 발표는 쉽지 않을 것이다.”(오전 9시30분 브리핑,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이달곤 의원을 행안부 장관으로 청와대에 건의했다. 며칠 전부터 논의했고 오늘 결정했다.”(오후 1시30분 기자간담회,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신분만 국회의원이지, (이달곤 의원만큼) 전문가가 어디 있나? ‘정치인 입각 없다’는 그런 뜻에서 한 말이다.”(오후 3시 브리핑,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30일 발표된 행안부 장관 인사를 놓고 청와대와 한나라당에서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최근 일부 언론에 후임 행안부 장관으로 김무성, 허태열 의원 등 친박계 의원의 이름이 계속 거론되자, 이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정치인 입각은 없다”는 입장을 강하게 밝혔다. 그러나 불과 4시간 뒤, 한나라당에서 박 대표가 갑자기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달곤 행안부 장관’을 사실상 발표했다. 이 대변인의 오전 브리핑이 ‘허언’이 된 것이다. 이 대변인은 행안부 장관 인사 발표를 위해 오후에 브리핑장에 다시 나타나 “이 의원은 정치인이기보단, 전문가”라고 말했다. 말은 궁색했고, 표정은 불편했다. 이 대변인은 오전에 김무성 허태열 의원이 후임 행안부 장관이 아니라는 것만 확인했을 뿐, 당에서 이달곤 의원을 추천했다는 사실은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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