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민주국민회의 소속 단체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용산 참사와 청와대 여론조작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대응하다 ‘꼬리 잡힐라’ 버티기
이대통령 신뢰성 상실 불가피
이대통령 신뢰성 상실 불가피
‘연쇄살인사건 홍보지침’ 사건과 관련한 청와대의 ‘버티기식 무대응’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는 16일에도 이 사건에 대한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았다. 자체 진상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진 민정수석실은 물론이고, 사건의 진원지인 홍보기획관실은 그동안 한 번도 공식 해명을 하지 않았다. 이동관 대변인은 지난 12일 브리핑을 끝으로 아예 정례 브리핑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동영상] 용산참사 신보도지침 규탄 및 특검 촉구 기자회견
[%%TAGSTORY1%%] 청와대가 이처럼 ‘뭉개기’와 ‘버티기’로 일관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청와대는 ‘불리하면 무조건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지난 4일 김유정 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 확인 요청을 한 뒤, 세 차례 정도 이성호 행정관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는 공식적으로는 ‘이 행정관 개인의 문제’라고 결론을 내렸지만, 실제 조사 내용이 무엇인지는 베일에 싸여 있다. 자칫 조사 내용을 발표했다가 그 과정에서 ‘꼬리’가 잡힐 가능성도 있다고 청와대는 우려하는 듯하다. 이동관 대변인이 며칠째 공식 브리핑 자리에 나타나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취재진과 사건을 놓고 문답을 하다 보면 허점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또 예기치 않았던 새로운 쟁점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확산될 수도 있다. 혹을 떼려다 오히려 혹을 붙이는 상황이 올 수 있는 것이다. 청와대는 그런 위험을 감수하느니 비판이 쏟아지더라도 아예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전략을 정한 것 같다.
청와대가 설명의 타이밍을 놓친 탓에 이제는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차분하게 진상을 밝힐 초기 타이밍을 놓쳤다”며 “이제 해명하려면, 그동안 왜 해명을 안 했느냐는 것까지 해명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로서는 사안의 성격상 이번 사건의 불길이 오래갈 수는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사자인 이성호 행정관이 사표를 낸 것도 청와대로서는 부담을 덜어낸 측면이 있다. “이만하면 되지 않았느냐”는 기류가 청와대 안에는 흐르고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함구로 일관하고,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공격을 ‘정치공세’로 몰아붙이면서 상황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청와대의 이런 치졸한 대응 방식은 국민들에게 ‘정직하지 않은 청와대’의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고 있다. 길게 보면 득보다 실이 많아 보이는데도, 청와대는 여전히 ‘무대응의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TAGSTORY1%%] 청와대가 이처럼 ‘뭉개기’와 ‘버티기’로 일관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청와대는 ‘불리하면 무조건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지난 4일 김유정 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 확인 요청을 한 뒤, 세 차례 정도 이성호 행정관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는 공식적으로는 ‘이 행정관 개인의 문제’라고 결론을 내렸지만, 실제 조사 내용이 무엇인지는 베일에 싸여 있다. 자칫 조사 내용을 발표했다가 그 과정에서 ‘꼬리’가 잡힐 가능성도 있다고 청와대는 우려하는 듯하다. 이동관 대변인이 며칠째 공식 브리핑 자리에 나타나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취재진과 사건을 놓고 문답을 하다 보면 허점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또 예기치 않았던 새로운 쟁점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확산될 수도 있다. 혹을 떼려다 오히려 혹을 붙이는 상황이 올 수 있는 것이다. 청와대는 그런 위험을 감수하느니 비판이 쏟아지더라도 아예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전략을 정한 것 같다.
새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강희락 해양경찰청장(치안총감)이 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인사위원회에 참석하려 청사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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