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미 여기자 석방됐는데 우리는 뭐하나’ 비판에
이명박(얼굴) 대통령은 7일 “정부는 오늘로 131일째 억류돼 있는 개성공단 근로자와 연안호 선원 문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휴가에서 업무에 복귀한 이날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등으로부터 북한의 미국 여기자 석방과 이후 남북 및 북-미 관계에 대한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이렇게 강조하고,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이 사안을 바라보는 국민의 걱정과 관심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국민들도 정부를 믿고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는 ‘미국은 여기자를 데리고 왔는데 우리는 뭐하나’라는 비판 여론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수면 위에 뭐가 잘 안 보인다고 해서 수면 아래에서 이뤄지는 수많은 물갈퀴질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이런 청와대 태도에 비춰, 다음주 중 현대아산 직원 ㅇ씨 문제가 해결의 고비를 맞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 과정에서 ㅇ씨 석방을 요청한 점, 북한 형사소송법에 따른 ㅇ씨 조사 기간이 곧 만료된다는 점, 이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 긍정적 대북 메시지가 담기도록 북한이 선제적 여건 조성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 등도 근거로 꼽힌다.
그러나 통일부 당국자는 “현재로선 이런 관측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대북 접촉의 진전 여부가 드러난 바 없다”며 “실제 억류 문제 타결로 나타날진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원제 황준범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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