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후보자 누구?
충청출신·학계 마당발
한때 대선후보로 거론
충청출신·학계 마당발
한때 대선후보로 거론
정운찬 총리 후보자는 여야 가릴 것 없이 ‘영입 대상 0순위’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을 물러나면서 정 후보자에게 차기 서울시장을 제안했고, 대선 때는 선대본부장을, 당선 뒤엔 인수위원장을 제안했다. 민주당은 한때 정 후보자를 대통령 후보와 서울시장감으로 점찍고 공을 들였다.
정 후보자가 인기 있는 이유에 대해 지인들은 “고향 좋고 학벌 좋고 성격 좋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의 고향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군침을 흘리는 충청도(공주)이고, 경기고-서울대-미국 프린스턴대로 이어지는 학벌도 화려하다. 전공이 화폐·금융 분야인 정 후보자는 금융학회, 경제학회, 사회과학협의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학계의 마당발이다. 지난해 3월엔 프로야구 개막전 특별 해설위원을 맡을 만큼 이름난 야구광이기도 하다. 그의 한 지인은 “어느 누구와 척을 지지 않고 둥글둥글 잘 어울리는, 그야말로 ‘한국형 인재’”라고 말했다.
그는 보수 진영에선 ‘합리적 자유주의자’, 진보 진영에선 ‘합리적 보수주의자’로 분류된다. 정 후보자는 서울대 총장 때 서울대의 기득권을 강화하는 서울대 법인화를 추진하는 한편, 지방 학생들을 배려한 지역균형선발제도를 도입했다. 그의 정치 자문 역인 김종인 전 의원은 “경제학자로선 기본적으로 케인스주의자인데, 현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기조하고 맞아떨어진다”고 짚었다.
그가 정치권에서 본격적인 주목을 받은 것은 뚜렷한 여권 대선후보가 보이지 않던 2006년 12월 말이었다. 당시 여론 주도층을 대상으로 한 ‘범여권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그는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그는 이때 뜸만 들이다 2007년 5월 대권 포기 선언을 하고 물러났다.
이후 현실정치와 거리를 둔 정 후보자는 공개적으로 이명박 정부를 매섭게 비판했다. 그는 올해 1월 현 정부의 경기부양책인 녹색 뉴딜에 대해 “반짝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결국은 미래 세대의 부담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3월에도 “대기업의 은행 소유를 허용하는 금산분리 완화도 세계적인 추세와 맞지 않는다”고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이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선 정부의 토건정책을 비판해온 정 후보자가 앞으로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각종 정책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한 핵심 측근은 “어차피 총리에겐 정책 조율 기능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를 잘 아는 한 야권 인사는 “대통령과 갈등이 없도록 ‘특유의 유연성’을 잘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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